털중나리 : 백합과, 여러해살이풀
동네 산에 드디어 나리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으아리가 한참 피더니 그 자리를 나리꽃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가녀린 줄기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혹시라도 꺾어지 않을까 걱정이 되곤 하는데 나리꽃은 잘도 버텨냅니다.
중나리와 털중나리는 외관상 거의 비슷합니다.
둘이 너무도 혼란스러워 인터넷을 오랫동안 뒤져봤지만 블로거들마다 설명이 다 달랐습니다.
꽃색이 어떤 게 연하니, 반점은 어떤 것이 더 뚜렷하니, 키가 누가 더 크니 등등의 분석법은 도무지 신뢰가 가질 않았습니다.
한참을 조사하다가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잎 : 중나리는 선형이고 털중나리는 피침형이다
2. 털 : 중나리는 줄기와 잎에 털이 없거나 약간 있는데 털중나리는 이름 그대로 잔털이 빽빽히 나
있다
3. 개화시기 : 중나리는 7~8월에 피고, 털중나리는 6~8월에 핀다.
이상의 설명은 네이버백과사전, 국가표준식물목록, 내가 가지고 있는 도감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하고 있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야생에서는 저런 원칙적 구분법에도 불구하고 둘을 식별해내기가 녹록치 않을 겁니다.
잎이 선형인 듯도 하고 피침형인 듯도 한 놈이 있을 수도 있을 테고, 털 유무는 육안으로 관찰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중나리는 6월에 피지 말라는 법도 없기 때문입니다.
꽃잎 안쪽에 자주색 반점이 있고, 수술 6개와 암술 한 개가 꽃잎 밖으로 나와 있고, 꽃잎이 뒤로 말리며, 꽃이 고개를 숙이고 핀다는 점은 둘 모두의 공통점입니다.
여하튼 상기 구분법을 적용해 보면, 사진 속 식물은 잎이 피침형으로 보이고, 줄기와 잎에도 잔털이 많이 나 있으며 6월인 지금 한참 동네 산에서 개화중이므로 털중나리로 동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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