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루귀를 찍는데 유난히 누른빛이 도는 꽃이 있기에 혹시 노랑 노루귀가 아닌가
싶었지요.
자세히 살펴보니 누른빛이 도는 것은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 때문이 아니라 수술의
꽃밥 색 때문이었지요.
국생지에서는 노루귀는 "수술과 암술은 많으며 황색이고" 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에서는 "수술은 많으며 노란색이다."라고 하고 있구요.
이 둘을 종합해볼 때 노루귀는 수술이 노란색인 모양인데 수술이 노랗다는 건 곧 꽃밥이
노란색이라는 말이 되지요.
아래 사진에서 보면 꽃밥이 완전히 노란색은 아니고 그저 노리끼리할 뿐입니다.
여하튼 노루귀는 처음 필 때 이렇게 누른빛의 꽃밥을 갖고 나오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노루귀는 대부분 아래처럼 수술이 흰색이지요.
즉, 꽃밥은 곧 바로 벗겨지고 흰색의 꽃가루가 드러나는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꽃이 바로 그 중간단계쯤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위 사진들에서 보듯이 노루귀는 처음에 필 때는 수술이 꽃받침 위에 누워 있습니다.
아마도 자가수분을 예방하기 위한 방책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아래 두 사진에서처럼 수술이 직립해 있는 것들도 다수 관찰되는데 이는 일단 수분이
완료되면 이제는 꽃가루를 가능한 한 멀리 날려보내기 위해 수술대를 세우는 게
아닌가 추측됩니다.
사진을 찍다 보니 이번에는 수술이 아예 없는 것으로 보이는 개체를 종종 만납니다.
이런 개체를 만난 일은 작년에도 있었지요.
그래서 혹시 양성화만 핀다는 노루귀에게 암꽃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지요.
그런데 꽃술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수술 비슷한 게 보이기는 하네요.
그래서 측면에서 꽃술을 찍어봤더니 가녀린 수술 몇 개가 보입니다.
여기서 몇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첫째, 이건 수술이 퇴화된 암꽃이다.
둘째, 수술은 처음에는 없는 것처럼 보이다가 점차 자라난다.
셋째, 처음부터 빈약한 수술을 가진 기형아로 핀 것이다.
위 사진에서 수술에 꽃밥이 없는 것으로 보아 두 번째 가정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습니다.
첫째 아니면 셋째인 것 같은데 어느 게 맞는지는 모르겠군요.
그렇지만 수술대에 꽃밥이 없다는 건 수술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말이 되니 어쩌면 노루귀에
암꽃이 존재한다고 봐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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