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식물/갤러리-풀꽃나무

노루귀의 성별에 관하여

by 심자한2 2015. 4. 10.

 

올해 노루귀를 찍는데 유난히 누른빛이 도는 꽃이 있기에 혹시 노랑 노루귀가 아닌가

싶었지요.

자세히 살펴보니 누른빛이 도는 것은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 때문이 아니라 수술의

꽃밥 색 때문이었지요.

국생지에서는 노루귀는 "수술과 암술은 많으며 황색이고" 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에서는 "수술은 많으며 노란색이다."라고 하고 있구요.

이 둘을 종합해볼 때 노루귀는 수술이 노란색인 모양인데 수술이 노랗다는 건 곧 꽃밥이

노란색이라는 말이 되지요.

아래 사진에서 보면 꽃밥이 완전히 노란색은 아니고 그저 노리끼리할 뿐입니다.

여하튼 노루귀는 처음 필 때 이렇게 누른빛의 꽃밥을 갖고 나오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노루귀는 대부분 아래처럼 수술이 흰색이지요.

즉, 꽃밥은 곧 바로 벗겨지고 흰색의 꽃가루가 드러나는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꽃이 바로 그 중간단계쯤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위 사진들에서 보듯이 노루귀는 처음에 필 때는 수술이 꽃받침 위에 누워 있습니다.

아마도 자가수분을 예방하기 위한 방책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아래 두 사진에서처럼 수술이 직립해 있는 것들도 다수 관찰되는데 이는 일단 수분이

완료되면 이제는 꽃가루를 가능한 한 멀리 날려보내기 위해 수술대를 세우는 게

아닌가 추측됩니다.

 

 

사진을 찍다 보니 이번에는 수술이 아예 없는 것으로 보이는 개체를 종종 만납니다.

이런 개체를 만난 일은 작년에도 있었지요.

그래서 혹시 양성화만 핀다는 노루귀에게 암꽃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지요.

 

 

 

그런데 꽃술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수술 비슷한 게 보이기는 하네요.

 

 

그래서 측면에서 꽃술을 찍어봤더니 가녀린 수술 몇 개가 보입니다.

 

여기서 몇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첫째, 이건 수술이 퇴화된 암꽃이다.

둘째, 수술은 처음에는 없는 것처럼 보이다가 점차 자라난다.

셋째, 처음부터 빈약한 수술을 가진 기형아로 핀 것이다.

 

위 사진에서 수술에 꽃밥이 없는 것으로 보아 두 번째 가정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습니다.

첫째 아니면 셋째인 것 같은데 어느 게 맞는지는 모르겠군요.

그렇지만 수술대에 꽃밥이 없다는 건 수술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말이 되니 어쩌면 노루귀에

암꽃이 존재한다고 봐야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상입니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