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서 볼 일이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되었기에 귀국일정을 앞당겨 12월 19일에
트리폴리를 떠났습니다.
트리폴리에서 터키의 이스탄불까지는 3시간이 채 안 걸렸는데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국제공항(Atatürk Havalimanı)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무려 7시간을 기다려야
했지요.
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게 아까워 동행한 직원과 같이 이스탄불 시내관광을
하기로 했습니다.
공항 내 관광안내소에 가니 거기서 시내관광 자체를 알선하고 있더군요.
사실은 관광안내소라기보다는 여행사였던 것이지요.
3시간 정도 관광하는데 일인당 80불을 받더군요.
좀 비싸다 싶었지만 기왕에 시내관광을 하고자 했기에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관광을 시작한 시간이 오후 6시 경.
이미 땅거미가 지고 있었습니다.
밴을 타고 공항을 벗어나 30분 정도를 달려서 구시가지에 도착했습니다.
가이드 겸 기사가 어디를 구경하고 싶냐고 물었으나 우리는 사전에 여행지를
조사해 오지 않았기에 가이드에게 장소 선택 전권을 주었지요.
이곳 저곳 지나치기는 했는데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차에서 내린 곳은 블루 모스크,
아야소피아 박물관, 이스탄불 다리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모스크와 박물관은 관람시간이 끝나 내부는 구경도 하지 못 하고 겉만 핥다
오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요.
이날의 소득은 이스탄불에도 볼 만한 것들이 꽤 되니 다음에 꼭 다시 한 번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습니다.
이스탄불이란 도시의 옛 명칭은 비잔티움이었는데 로마 황제 콘스탄틴 대제에 의해
수도로 낙점되면서 도시명도 콘스탄티노플로 바뀌게 됩니다.
이후 1453년 로마가 오스만 터키 제국의 수중으로 떨어지면서 도시명은 지금의
이스탄불로 바뀌었습니다.
후레쉬 터뜨려 가며 찍은 사진 몇 장 올립니다.
1. 아야소피아 박물관 (Ayasofia Muzesi)
아야소피아는 "성스러운 지혜"라는 의미라 합니다.
아야소피아의 모체는 이스탄불이 동로마제국의 수도 코스탄티노플로 불렸을 당시
서기 360년 콘스탄티누스 2세에 의해 건립된 그리스도교의 대성당입니다.
이 건물은 이후 2번의 소실이 있은 후 537년 유스티니아누스 1세에 의해 재건되었다 하네요.
1453년 이 코스탄티노플은 오스만 터키 제국에 의해 점령됩니다.
제국의 술탄 메메드 2세는 이 대성당을 모스크로 개조한 후 매주 금요일마다 여기서 예배를
드렸다 합니다.
1923년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고 공화국이 수립되었을 때 터키 정부는 이를 다시 박물관으로
개조한 후 이곳에서의 종교적 행위 일체를 금지시켰습니다.
이 건물은 비잔티움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입니다.
아래 건축물은 아야소피아 박물관 근어에 있는 건데 뭔지 모르겠습니다.
가이드는 무슨 궁이라고 하던데 궁으로 불리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아마도 오스만 터키 제국 시절 술탄이 이 모스크에 예배하기 위해 왔다가 잠시 대기하거나
쉬는 장소가 아닐까 추측해볼 뿐입니다.
2.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 (Sultan Ahmed Mosque)
사원 내부가 청색과 녹색의 타일로 장식되어 있기에 블루 모스크란 별칭이 붙었다
하는데 아쉽게도 관람시간이 지나 그 내부를 볼 수 없었습니다.
오스만 터키 제국의 제 14대 술탄 아흐메드가 1609년 짓기 시작하여 1616년에 완공된
건물입니다.
3. 오벨리스크 (Obelisk)
아야소피아 박물관과 블루 모스크 사이에 있는 술탄 아흐메드 광장에는 3개의
기둥이 서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데오도시우스 1세의 오벨리스크입니다.
이는 기원전 1490년에 이집트의 테베 (지금의 룩소르)에 세워진 카르낙 아멘 대신전의
제 7문에 세워진 두 개의 오벨리스크 중 하나인데 로마 황제 데오도시우스가 이를 지금의
이스탄불(당시는 콘스탄티노플)로 옮기게 하여 현재의 자리에 있게 된 것입니다.
이 오벨리스크에는 이집트 파라오 중 가장 영토를 많이 확장한 토토메스의 업적이
새겨져 있다 하네요.
오벨리스크(Obelisk)는 고대 이집트의 신전이나 능묘에 태양 숭배의 상징으로 세워진 기념비입니다.
하나의 거대한 석재로 만들며 단면은 사각형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가늘어져 끝은 피라미드꼴입니다.
최초의 오벨리스크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그들이 숭배한 태양신 라(Ra)에게 바쳤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 오벨리스크의 대부분은 열강제국에게 약탈당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 1개, 영국 런던에 1개, 미국에 1개, 터키 이스탄불에 1개가 있으며 이탈리아
로마에는 무려 13개가 있다 하네요.
4. 갈라타 다리 (Galata Bridge)
동쪽의 갈라타Galata) 지구와 서쪽의 에미뇌뉘(Eminönü)를 잇는 다리로 여러 차례
재건되었는데 현재의 다리는 1994년에 건설된 것이라 합니다.
다리 한가운데로는 트램(Tram)이 다니고 있습니다.
트램은 보통 기차보다 가볍고 짧은 걸 의미한다 하는데 때로는 이 둘간의 구분이
모호하다 하네요.
이스탄불에서 본 트램은 우리나라 전철처럼 빠르지 않아 기차라고 보기는 좀 그렇고
우리나라 70년대 도심을 운행하던 전차보다는 속도가 빠르더군요.
갈라타 다리 밑은 보스포러스 해협의 골든혼(Golden Horn)만입니다.
상당히 많은 크고 작은 유람선들이 쉬임 없이 다리 밑을 지납니다.
다리 밑에는 생선요리를 파는 식당들이 즐비합니다.
관광명소라서인지 야간임에도 사람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다리 위에는 낚시꾼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잠시 보고 있노라니 끊임 없이 물고기가 낚이더군요.
한 꾼의 바구니에는 정어리가 가득합니다.
다리 위에서 술레이만 모스크 (Suleymaniye Mosque)를 당겨보았습니다.
이 모스크는 오스만 터키 제국의 전성기였던 슬레이만 1세의 헝가리 전승 후
당대의 명 건축가 Sinan에게 명하여 지은 모스크입니다.
성 소피아 성당의 건축양식을 모방한 이 건물은 오스만 터키 시대의 걸작 중
하나입니다.
자료에 따라서는 이스탄불에서 가장 큰 모스크라고도 하고 두 번째로 큰 모스크
라고도 하는데 어느 말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리 밑에 있는 한 식당에서 간단히 맥주 한 잔 했지요.
좌측은 동행한 직원이고 우측은 가이드입니다.
아래는 호객을 위해 전시해 놓은 생선들입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무시하고 안주는 싸구려 생선 몇 개 시켜 먹었답니다. ^^
5.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çe Sarayı)
이에 대한 설명은 소설가 신경숙의 글을 인용함으로써 대신하고자 합니다.
(한 블로거가 인용한 것을 재인용)
<<배를 타고 보스포루스 해협을 따라 내려가면 이스탄불의 신시가지에 병풍처럼 드리워진
화려한 구조물들 가운데 아름답고 웅장한 석조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돌마바흐체 궁전이다.
원래는 목조건물이었는데 큰 불이 난 이후로 십여 년에 걸쳐 석조건물로 재건되었다고 한다.
이 궁전을 재건하면서 든 비용 때문에 오스만 제국이 흔들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돌마바흐체
궁전의 화려함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천정의 눈부신 돔들과 유럽에서 보내온 수많은 현상품과
잘 다듬어진 대리석, 285개나 되는 방의 각각 다른 실내장식과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사방 벽의
색채, 이런 것들을 보면 당대의 호화스런 생활의 극치가 어떠했는지 엿볼 수가 있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헌상했다는 탁 트인 홀에 매달린 샹들리에의 무게는 4.5톤인데 750개나 되는
촛불 램프가 커져 있다. 그걸 보고 있으면 오스만 제국이 누렸던 권력의 정도가 어느 수준이었는가
짐작이 간다. 궁전 내의 시계는 오스만 제국이 무너진 후 공화제의 초대 대통령인 아타튀르크가
집무 중에 타계한 시각인 9시 5분에 맞춰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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