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 식물명 중 "자생 쉽싸리"와 "재배 쉽싸리"는
제가 설명 편의상 임의적으로 작명한 가칭입니다.
그리고 표제에서 괄호 속에 있는 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을 적시한 것으로 제대로 된 표현은
아닙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차차 설명하기로 합니다.
표제 식물 4종의 차이점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는 자료를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아래 내용은 제가 그동안 이런저런 자료들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개인적 견해에 불과하다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개인적인 조사 결과에 의거 우선 표제 식물들에
대한 비교표부터 만들어 보았습니다.
나중에 "뿌리" 항목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생 쉽싸리"는 우리나라
에서 자생하고 있는 쉽싸리속 식물이고 "재배
쉽싸리"는 언제부터인가 외국으로부터 도입되어
현재까지 다수 약재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는
쉽싸리속 식물의 일종이라는 게 개인적인 의견
입니다.
위 4가지 식물들은 모두 종 자체가 다르기에 각각의
약효도 판이하게 다른데 시중에 유통되는 약재명이
초석잠과 석잠풀은 둘 다 "초석잠"이고 "재배 쉽싸리"와
"자생 쉽싸리"는 둘 다 "택란"이라서 많은 혼선이 야기
되고 있습니다.
( 석잠풀의 경우 약재명 중 하나가 초석잠이라는 게
디지틀조선일보에 실린 기사 내용인데 국생지에는
약재명이 廣葉水蘇(광엽수소)라고 명기되어 있고
초석잠이란 약재명은 전혀 없음.
- 2018. 5. 28일 자 디지틀조선일보
http://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18/05/28/2018052811814.html )
특히 초석잠과 재배 쉽싸리의 경우 전자는 석잠풀속
이고 후자는 쉽싸리속으로 분류체계 자체가 다른데
후자가 "골뱅이형 초석잠"과 뿌리 모습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누에형 초석잠"이란 별칭을 얻은 까닭에 마치
초석잠속 식물인 양 인구에 회자되고 있어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분류체계상 "누에형 초석잠"이란 작명 자체는 대단히
부적절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심어지는 대다수의 약재 재배 농민들조차 "재배
쉽싸리"를 "초석잠"의 개량형이라고 생각하여 이
재배 쉽싸리를 초석잠 대용으로 판매하고 있는 게
현실인가 봅니다.
그런데 약재로서의 초석잠은 주로 뇌기능 향상에,
택란은 부인병 치료에 각각 효험이 있기에 초석잠 대용
으로 일명 "누에형 초석잠"이라 불리는 "재배 쉽싸리"를
복용할 경우 기대했던 약효는 볼 수 없음은 물론
심지어는 원치 않는 부작용까지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 부작용 중의 하나가 자궁수축이란 게 디지틀조선일보의
설명입니다.
이하에서는 이들에 대해 항목별로 하나씩 살펴
보기로 합니다.
▼ 꽃
먼저 직접 찍은 석잠풀 실물 사진부터 소개
합니다.
꽃이 연홍색입니다.
아래는 두산백과에 실린 초석잠의 꽃 사진
인데 석잠풀과 거의 유사합니다.
석잠풀과 초석잠은 둘 다 석잠풀속 식물이니
당연하겠지요.
아래는 자생 쉽싸리의 꽃 실물 사진입니다.
아래는 재배 쉽싸리라고 생각되는 개체의 꽃
사진인데 시들어가고 있는 중이긴 하나 자생
쉽싸리의 꽃과 대차가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자생 쉽싸리나 재배 쉽싸리는 모두 쉽싸리속으로
꽃이 석잠풀속인 석잠풀이나 초석잠과는 달리
흰색이고 꽃의 형태도 다릅니다.
▼ 잎
아래 사진은 디지틀조선일보에 실려 있는 건데
초석잠의 잎은 타원형 또는 좁은 난형쯤으로
보입니다.
( 사진 출처 : 2018. 5. 28일 자 디지틀조선일보 :
http://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18/05/28/2018052811814.html )
아래는 석잠풀의 잎인데 잎몸이 피침형이라는
점이 초석잠과 다릅니다.
다음은 자생 (산)쉽싸리의 잎인데 잎몸이 넓은
피침형이고 예저인 점이 잎몸이 피침형이고
절저 또는 원저인 석잠풀과 다릅니다.
아래는 재배 쉽싸리라고 생각되는 개체의 잎인데
톱니가 좀더 거칠어 보이기는 하지만 위 자생
쉽싸리의 잎과 대차가 없네요.
▼ 뿌리
먼저 초석잠의 뿌리 사진입니다.
뿌리의 괴경이 골뱅이를 닮았군요.
( 사진 출처 : 디지틀조선일보와 https://blog.naver.com/bullocho_/222050022988 )
아래는 디지틀조선일보에 게재되어 있는 석잠풀의
뿌리 사진입니다.
원뿌리에 골뱅이형 괴근이 전혀 없고 수염뿌리만
잔뜩 달려 있군요.
다음은 자생 쉽싸리입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쉽싸리속 식물로는 쉽싸리,
산쉽싸리, 개쉽싸리, 애기쉽싸리, 큰쉽싸리,
털쉽싸리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들은 차례대로 국생지에 실려 있는 쉽싸리,
산쉽싸리, 개쉽싸리, 애기쉽싸리, 털쉽싸리의 뿌리
사진입니다. (큰쉽싸리의 뿌리 사진은 구하지 못함.)
이 사진들을 보면 뿌리 모습이 위 석잠풀의 경우처럼
일반적인 뿌리 모습입니다.
단지 털쉽싸리의 경우에는 뿌리에 괴경이 있다는
점이 동속 식물들과 다른데 이 괴경도 골뱅이나
누에를 닮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은 재배 쉽싸리입니다.
뿌리의 괴근이 마치 누에처럼 생겼네요.
이 사진들에서 볼 수 있듯이 자생 쉽싸리와 재배
쉽싸리는 뿌리 형태가 아주 다릅니다.
재배 쉽싸리의 뿌리가 초석잠 뿌리와 어느 정도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골뱅이형 초석잠"이라
별칭하고 초석잠의 대용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게
현실입니다.
전술했듯이 초석잠과 재배 쉽싸리의 약효는 서로
판이하게 다른데도 말이지요.
(사진 출처 : 농촌진흥청과 https://cafe.daum.net/sansamtkdgh/FpsI/1498?q=%EB%88%84%EC%97%90%ED%98%95+%EC%B4%88%EC%84%9D%EC%9E%A0&re=1 )
▼ 택란이란 이름에 관하여
예로부터 쉽싸리의 약재명으로 "택란"이 사용돼
왔습니다.
택란에 대해 <동양의학대사전>에서는 중국산
쉽싸리의 일종인 "지과아묘 혹은 모엽지과아묘의
경엽", <한국본초도감>에서는 "쉽싸리의 지상부",
<동의학사전>에서는 "쉽싸리의 전초를 말린 것"
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 출처 : https://cafe.daum.net/saja108/JaSi/194?q=%ED%83%9D%EB%9E%80%EA%B3%BC%20%EC%89%BD%EC%8B%B8%EB%A6%AC )
(위에서 "지과아묘"나 "모엽지과아묘"는 중국에서
자생하는 쉽싸리속 식물인 것으로 보입니다.)
국생지에서는 쉽싸리의 <이용방안> 항목에서는
쉽싸리의 "莖葉(경엽)은 澤蘭(택란), 根莖(근경)은
地筍(지순)"이라고 한다면서도 <특징> 항목에서는
"전초를 택란(澤蘭)이라 한다."고 모순된 기술을
하고 있습니다.
이상에서 경엽이란 줄기와 잎을 동시에 이르는
말이기에 지상부란 말과 일맥상통하는 단어입니다.
여하튼 택란은 쉽싸리의 지상부이든 전초이든 간에
초석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이 중요하지요.
아래 두 인용문은 농촌진흥청 홈피에 게재되어
있는 글입니다.
첫 번째 글에서는 문맥상 "택란"은 우리나라 자생
쉽싸리들 자체의 별칭 또는 식물명이고 "유사종인
택란과 구별되지 않고 도입된 것"은 위 비교표상
재배 쉽싸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인용문에서는 택란, 즉 우리나라 자생
쉽싸리의 뿌리가 마치 누에형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우리나라 자생 쉽싸리 종류에는
누에형 뿌리를 가진 종이 없지요.
농촌진흥청마저 택란이란 용어 그리고 우리나라 자생
쉽싸리와 도입된 재배 쉽싸리의 명칭과 뿌리 형태에
대해 명확한 인식이 없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첫 번째 인용문에서 현재 "누에형 초석잠"으로
불리고 있는 재배 쉽싸리가 우리나라 자생종이
아니고 외국에서 도입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은 수확이라면 수확입니다.
초석잠 골뱅이형, 누에형 구분 | 2014.06.10
질의내용
형님이 초석잠(누에형)을 재배하고 계십니다. 현재 초석잠 종류에 골뱅이형과 누에형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해서 질의를 올립니다. “누에형은 초석잠이 아니라 택란이다”라는 의견이 상당히 많습니다. 어떤 분은 택란은 누에형뿌리가 생기지 않는다고 하던데요. 누에형도 초석잠이 맞나요?맞다면 누에형의 효능도 골뱅이형의 효능과 같은가요? 지역 주민들과 협동하여 좀 크게 하고 계시던데 걱정되네요. 의견이 많이 엇갈려서 찾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답변내용
고객님께서 질의하신 초석잠에 대한 답변입니다. 우리 청에서는 초석잠을 연구하는 부서가 없어 여러 관련 자료를 검토, 분석한 자료 파일을 첨부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초석잠은 중국이 원산이며, 일본에는 우리나라를 경유하여 도입되었다는 기록은 있으나, 국내에서는 재배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공공 연구기관으로는 경남농업기술원(함양 시험지)에서 초석잠을 도입하여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민간에서 일본 및 여러 지역에서 초석잠 및 유사종을 수입하여 묘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불행하게도 그 중에는 유사종인 택란과 구별되지 않고 도입된 것이 있는 듯하여 식물의 정확한 판별이 시급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식물이 국내에 분포 또는 재배가 일반화되지 않았으므로 자료에 의한 분류는 어렵고 실물을 보고 전문가가 판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경남농업기술원 약용자원담당(함양시험지 ☎055-960-5833)에 시료를 보내 판별을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혼동하기 쉬운 우리약초 바로알기 | 2017.01.13
초석잠과 택란은 전혀 다른 식물임에도 형태가 비슷해 일부 방송매체에서 초석잠을 택란으로 잘못 소개해 혼란을 주었다.
둘 다 꿀풀과 식물이긴 하나 초석잠은 일본에서 도입된 작물이며, 초석잠(Stachys sieboldii Miq.)은 뿌리가 나선형(골뱅이형) 덩이줄기이며, 초석잠은 부종 및 뇌졸중 예방, 간경화 및 동맥경화 개선 등의 효능이 알려져 있으며 초절임 등으로 만들어 먹는다.
택란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쉽싸리의 생약명을 말한다. 택란(Lycopus lucidus Turcz. ex Benth. 쉽싸리)은 길쭉한(누에형) 뿌리줄기로 두 종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 택란은 부인과 질환 등의 약재로 주로 쓰인다
요약하자면 택란이란 용어는 현재 우리나라 자생
쉽싸리나 도입된 재배 쉽싸리의 경엽(지상부), 전초,
뿌리 등의 약재명으로 혼용되고 있는 실정이고 심지어는
자생 쉽싸리 또는 재배 쉽싸리 자체의 식물명으로도 사용
되고 있기에 이에 대한 학술적 정리가 시급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생 쉽싸리 종류들은 각각 개쉽싸리 등등의 정명이
부여되어 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고 재배 쉽싸리의
경우는 혼선을 피하기 위해 관계기관에서 예컨대
"누에쉽싸리" 등의 이름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부여해 주어야 하며, 약재명의 경우에도 국생지의 기재문
내용대로 택란은 자생 쉽싸리의 지상부를, 지순은 쉽싸리의
근경을 각각 지칭하는 것으로 구분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물론 재배 쉽싸리의 별칭인 "누에형 초석잠"은 당장
폐기해야 마땅하고요.
참고로 아래는 며칠 전 북한강변 도보여행 중에
한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것을 찍은 겁니다.
자생 쉽싸리 종류들의 개화기는 7~8월로 이미
지났는데도 이 시기에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고
텃밭에서 자라고 있었기에 욘석은 아무래도 재배
쉽싸리인 것이라 추정됩니다.
믈론 뿌리까지 캐서 확인해 보지는 않았기에
철겹게 핀 자생 쉽싸리 종류일 수도 있겠지요.
민액 자생 쉽싸리 종류라면 욘석은 잎 양면과
줄기에 잔털이 있으니 큰쉽싸리가 될 겁니다.
그런데 한 고수의 블로그를 보니 이런 큰쉽싸리의
특징은 재배 쉽싸리의 경우에도 동일하다고 하니
재배 쉽싸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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