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도로변 잡풀 사이에 노란 꽃이 하나 피어 있더군요.
살펴 보니 줄기가 목질이어서 무슨 나무 종류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풀꽃들의 줄기도 가끔 목질화되는 경우가 있어서 이 식물의 줄기를 잡아 당겨보았는데 아주 딱딱하고 휘어지지도 않더군요.
위 사진에서 뱀처럼 구불거리는 게 바로 그 줄기입니다.
줄기는 위로 자라지 않고 바닥을 기고 있었습니다.
별 이상한 나무가 다 있다고만 생각했지요.
꽃줄기는 물론 목질이 아니었습니다.
집에 와서 나무와 야생화 도감을 샅샅이 뒤졌는데 찾지를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인터넷에서 "꽃받침이 뒤로 완전히 젖혀진 꽃"으로 검색을 했는데 우연히 달맞이꽃이 눈에 띄였습니다.
설마 하면서 자료를 살펴 보니 달맞이꽃이 맞았습니다.
그러니까 달맞이꽃 줄기가 목질화 된 것이지요.
이런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얘는 목질화가 좀 심한 편이네요.
그보다는 이런 일련의 동정 과정이 내가 아직까지 달맞이꽃 형태 조차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반증해 주었네요. ㅠㅠ
수술이 8개이고 암술머리가 4개로 갈라지는 것이 달맞이꽃의 특징 중의 하나입니다.
꽃받침은 4개인데 2개씩 붙어 있고 뒤로 완전히 젖혀집니다.
꽃받침 끝 부분에 뾰족한 돌기가 관찰되네요.
잎은 타원상 피침형입니다.
이것이 바로 목질화된 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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