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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단상(斷想) 모음12

무제 천마산에 갔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몇 번 언급한 바 있지만 야생화가 풍성한, 이런 산이 동네 인근에 있다는 게 행운이라면 행운입니다. 오늘은 평소 다니던 루트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로 했지요. 무작정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능선이나 계곡을 타보기로 작정을 하고 산문에 들어섰습니다... 2015. 4. 28.
변함 없는 아침 한국에 있을 때도 그랬는데 여기서도 내가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초저녁에 밀려 오는 수면욕구에 몸을 쉽사리 내맡긴다. 이런 날에는 원래 총수면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은 난 신새벽에 눈을 뜨기 일쑤다. 난 젊은 시절부터 하루에 한 번밖에 자지 못 하는 습.. 2010. 8. 24.
명함을 정리하면서 명함집에 있는 명함들을 모두 꺼내놓는다. 명함들을 하나하나 집어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 일일이 모바일폰에 입력하고 저장한다. 상당 수 명함은 일별만 하고 다시 명함집에 꽂아버린다. 처음부터 인사치레로 받아둔 것이거나 시간이 지나 용도가 소멸된 그런 명함들은 이렇게 졸지에 찬밥 신세가 된.. 2010. 8. 23.
일체유심조 "카멜, 라이언, 타이거.... " 아랍어를 몰라 대표적인 동물 이름 몇 개를 예로 들었다. 물론 상대는 영어를 모를 것이기에 이 말을 제대로 알아들으리란 확신은 없었다. 그런데 신통하게도 상대가 아랍어 단어 한 마디를 내뱉는다. 아마도 동물원을 뜻하는 아랍어인 듯싶었다. 내가 동물원 가는 길을 묻.. 2010. 8. 22.
흑백 뒤의 실체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의 종류는 문제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의 수도 문제의 성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일반적으로 복잡한 문제일수록 그 대안의 수는 많아지기 마련이다. 곁가지의 변수까지 고려한다면 경우의 수는 점점 더 늘어만 간다. 해결책에 대한 접근방법도 사람에 따.. 2010. 8. 19.
어떤 고즈넉한 풍경 인터넷 사전에서 "고즈넉하다"의 의미를 찾아본다. "고요하고 아늑하다"는 게 어의다. 가끔 이 낱말을 사용하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뜻이 항상 궁금했었다. 대략 적막의 이미지와 연결될 때 이 단어를 써먹곤 했었는데 다행히도 본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지금 난 내 사무실 의자에 몸을 깊숙히 .. 2010. 8. 18.
완벽은 없다. 평소 내게 그렇게도 밉보이던 A라는 현지인이 있다. 한 번 부정적인 이미지가 고착되면 모든 게 미워 보인다더니 녀석이 하는 짓은 하나 하나가 밉상이다. 꽤나 까다로운 이 나라 노동법 탓에 녀석을 쉽게 내보낼 수도 없다. 그러니 녀석이 자진해서 회사를 떠나기를 바랄 수밖에. 그런 내 유일한 소망.. 2010. 8. 9.
길 위의 단상 트리폴리에 있는 사무실에서 미주라타까지는 약 300킬로미터쯤 될 것이다. 편도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뜬금없이 얼마나 많은 한국사람들이 그 동안 이 길을 오고 갔을까 하는 의문이 인다. 더러는 유람 차 드라이브를 즐겼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무 차 어쩔수없이 원행을 했을 것이다. .. 2010. 8. 7.
투덜투덜... 아무래도 슬럼프가 왔나 봅니다. 슬럼프란 놈은 어릴 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많이 해봤는지 어느 날 갑자기 내 곁에 와 있곤 합니다. 근자에는 대체로 기분이 우울 모드입니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 그렇다면야 뭐 그런가 보다 하는데 일상은 대체로 전과동입니다. 환경은 동일해도 마음은 신.. 2009. 8. 6.
한 주의 정리 지난 일 주일은 참으로 바빴습니다. 업무가 바쁜 게 아니고 마음이 바빴지요. 두뇌의 회전력 상당 부분을 내가 처한 현실에 대한 좌고우면에 할애했습니다. 주변으로부터의 자극이 꽤 많은 한 주였기 때문입니다. 가장 힘든 게 사람과의 관계라는 말이 정말 실감났었습니다. 직원도, 현채인도, 외부 관.. 2009. 7. 4.
어느 휴일의 두서 없는 기록 차는 일단 몰고 나왔는데 목적지가 없습니다. 어젯밤 생각한 것은 대략적인 방향뿐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업무적으로 항상 다니던 길만 다녔었기에 리비아의 구석구석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습니다. 결국 목적지에 대한 고민은 담배연기에 실어 차창 밖으로 내보내 버리고 맙니다. 사실 특정 목적지.. 2009. 6. 28.
어느 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사무실 창문을 여니 뒤뜰에서 밤새 기다리고 있던 잔 바람이 일거에 쏟아져 들어옵니다. 그 바람 위에는 이름 모를 새소리가 실려 있습니다. 아침이면 으레 맞이하는 풍경인데도 유독 오늘은 그 작은 현상이 내 마음속 수면에 동심원을 그립니다. 내가 있는 나라가 아무리 불편하고 내가.. 2009.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