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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여행/갤러리 - 풍경·여행기

북경 관광 : 천안문광장, 금면왕조 관람

by 심자한2 2011. 5. 3.

자금성의 오문을 나서면 천안문(天安門)이 기다립니다.

물론 후문으로부터 자금성을 통과할 때 그렇다는 겁니다.

천안문은 명나라의 영락제 15년인 1417년에 건축된 승천문(承天門)이 전신입니다.

이 문은 이후 낙뢰, 외침 등으로 소실과 재건을 거듭하다가 청나라 순치 8년인 1651년에

재건되면서 비로소 천안문이란 이름으로 개칭되면서 자금성의 정문이 되었습니다.

현재 자금성, 즉 고궁박물원의 정문은 천안문이 아니고 앞에서 말한 午門입니다.

"천안"은 "천제의 명을 받아 나라를 안정되게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1949. 10. 1일에 모택동이 중화인민공화국 창건을 선포한 곳이 바로 이 문입니다.

때문에 이후  천안문은 중국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천안문을 광장 쪽에서 보았을 때 한가운데에는 모택동의 초상화가 걸려 있고 그 양쪽에는

각각 中華人民共和國萬歲(중화인민공화국만세)와 世界人民大團結萬歲(세계인민대단결만세)

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이 글자는 1949년 건국 당시에는 번체자(繁體字)로 쓰여 있었으나 1964년 간체자(簡體字)로

바꿔 달았다 합니다.

번체자는 정체자라고도 하며 중국의 전통 한자를 말하며 우리 식으로는 정자체에 해당

합니다.

간체자는 우리 식으로 말하면 약자입니다.

 

 

천안문 경비병의 모습니다.

이 경비병의 의식은 국가의 명을 받아 천안문을 지킨다는 명분은 동일하겠지만

이 자리에 서 있었을 청나라 시대의 호위군사의 의식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겁니다.

면면히 흐르는 시간의 풍화작용 앞에서는 인간의 의식구조마저도 속수무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천안문 앞에 있는 광장을 천안문광장이라고 합니다.

1989년 6월 천안문사태로 유명해진 광장이지만 이 광장은 5.4운도, 문화대혁명 등

수 많은 역사적 사건들을 목도하였습니다.

이 광장은 남북으로 880m, 동서로 500m, 넓이 44만m²로, 도시에 있는 광장 중 세계에서

가장 넓습니다.

총 인원 10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이라 합니다.

바닥에 깔려 있는 돌은 원래 흰색의 화강암이었는데 1999년 8개월에 걸친 대대적인

보수작업 시 28만 장의 연분홍색 화강암으로 교체되었다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그 스케일이 그다지 커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광장 중앙에는 대형 전광판이 2개 설치되어 있스니다.

2008년 북경 올림픽 당시 올림픽 D-day를 카운트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라 하네요.

날씨에 따라서는 광장이 을씨년스럽게 보일 수도 있으련만 이런 분위기를 가끔씩

붉은 색조를 보이는 전광판이 어느 정도는 불식시켜 주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광장을 순찰하는 경관과 경찰차입니다.

천안문 사태가 있던 곳이니 만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이 정도의 경비는 필요하다고

당국에서는 판단했을 겁니다.

 

 

광장 동쪽에는 중국국가박물관이 있습니다.

일반인 관람이 허용되는 곳인지는 모르겠으되 단체관광 일정 상 그럴 시간을 낼 수도

없었습니다.

이전에는 이곳에 중국역사박물관과 중국혁명박물관이 있었는데 2003년 이 둘을 통합해

하나로 만들었다네요.

 

  

중국국가박물관 건너편인 광장 서쪽에는 인민대회당이 있는데 사진은 찍지 못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全國人民大表大會가 열리는 곳인데 총 면적 17만여 평방미터로 10,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합니다.

 

광장 남쪽에는 毛主席紀念堂이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서거한 모택동을 기념하기 위해 1977년 건립된 곳으로 모택동의 시신이

수정으로 된 투명한 관속에 현재도 안치되어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도 관람이 허용되는 곳인데 우리가 여행하던 당일에는 관람할 수 없었습니다.

관람 시간이 지나서인지 그 날은 관람이 없는 날이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모주석기념당 앞에 있는 좌우 한 쌍의 조각상 중 하나입니다.

혁명열사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상입니다.

저들의 열정은 과연 지금의 중국 속에서 어떤 형태로 발현되고 있는 건지...

 

 

모주석기념당과 전광판 사이에는 인민영웅기념비(人民英雄紀念碑)가 세워져 있습니다.

앞쪽에는 모택동이 쓴 人民英雄永垂不朽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인민의 영웅은 잠들어도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 정도의 의미가 되겠네요.

아래 사진은 기념비의 뒷면인데 주은래가 썼다는 칭송문이 있는데 위키백과사전에서 그

전문을 보니 인민영웅들의 활동 연도가 좀 더 구체적으로 명기되었을 뿐이지 그 주된 내용은

앞면의 것과 동일합니다.

 

 

천안문광장을 말 그대로 일별한 일행은 금면왕조(金面王朝)를 관람하기 위해 극장으로 이동합니다.

금면왕조 관람 장소는 "OCT 華僑城 大劇院"입니다.

 

 

건물을 들어서자마자 아래와 같은 입식 포스터가 나타납니다.

모두들 그 한가운데 들어가 인증샷을 날리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공연 시작 전 무대를 조명으로 장식하고 있습니다.

객석에는 관광객들로 만원입니다.

내국인 관광객들도 적지 않았는데 중국사람들 좀 시끄럽더군요.

 

 

공연 시작 약 10분쯤 전에 아무런 설명이나 예고 없이 무대 왼편에 한 여인이 슬그머니 나타납니다. 

 

 

디카로 그 여인을 당겨 찍어보았습니다.

침대 위에서 책을 읽고 있군요.

써커스의 바람잡이 광대처럼 단순한 바람잡이 정도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연극이 바로 이 여인의 꿈 속 이야기라네요.

여인이 스스르 잠이 들면서 연극은 시작됩니다.

 

안내 자막이 무대 좌우에 있는 전광판에 나타납니다.

친절하게도 우리말까지 병기해두었군요.

긍정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부정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에 뿌리는 외화가 그만큼 많다는

말도 됩니다.

 

 

자막에서 금면왕조의 개요를 안내합니다.

한글 써비스를 해주는 것까지는 좋으나 한국인으로부터 번역에 대한 감수를

받지 않아서 이 설명만으로는 전체적인 줄거리가 선뜻 와닿지 않습니다.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옥의 티였습니다.

 

 

어쨌든 연극은 전설 속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두 남녀는 바로 금면왕(여자)과 남면왕(남자)입니다.

연극은 전쟁, 상전, 단조, 축제, 달빛 아래, 홍수, 제천, 환화 등 8개 장으로 나누어

두 남녀의 사랑의 변천 과정을 전개합니다.

 

 

연극 상영 중 사진 촬영은 금지입니다.

관객이 사진을 찍으려 시도할 때마다 장내에 있는 감시인이 카메라를 향해

레이져빔을 쏩니다.

대부분 사진 촬영을 포기하더군요.

저도 그 대부분에 속해 있었기에 연극 상영 중의 사진은 하나도 없습니다.

 

연극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금면여왕의 나라를 남면왕이 침략하나 남면왕은 전쟁에서 패하여 감옥에 갇히고

됩니다.

여기서부터 금면왕과 남면왕의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여 둘 사이에 행복이 깃들지만

어느날 금면왕조에 든 홍수로 금면왕조는 피폐해집니다.

이에 금면왕은 하늘의 노기를 풀기 위해 자신을 스스로 제물로 바칩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남면왕의 슬픔은 하늘을 찔렸으나 그 지극한 슬픔은 결국

금면왕을 환생하게 합니다.

결말은 해피엔딩입니다.

홍수가 드는 장면에서는 다량의 물을 사용해 직접 무대 위에서 홍수가 드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물은 무대와 관람석 사이에 있는 배수구로 배출되게 장치해두었는데 수량이 많아

앞쪽 관람객에게는 물이 튈 정도였지요.

전체적으로 무대는 장엄했고 내용도 탄탄하여 상당히 감동적인 연극이었다는

게 관람 후의 개인적 인상입니다.

 

아래 사진은 연극이 끝난 후 무대인사를 하는 단원들의 모습입니다.

좌측에 주인공 남녀 둘이 보이고 그 옆 뒤쪽에 이 연극내용을 꿈꾼 소녀가 서 있습니다.

 

 

두 주인공이 감사인사를 올리고 있습니다.

화려한 의상만큼 저들의 사랑은 아름다웠지요.

시대를 불문하고 남녀 간의 사랑은 불가사의한 화두입니다.

가슴이 남겨진 온기를 그대로 간직한 채 극장을 나옵니다.

 

 

극장 앞 광장에서는 일단의 북경시민들이 체조에 열중입니다.

중국사람들 만큼 건강에 신경을 쓰는 민족도 없다더니 그 말이 실감납니다.

어느 공원을 가나 조석으로 이런 모습은 심심치 않게 목격됩니다.

 

 

이들의 율동은 금면왕조 연극 만큼 질서정연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일상 속에서도

금면왕과 남면왕의 사랑은 구현되고 있을 겁니다.

 

 

공원 한 편에는 여러 포즈의 조각상들이 운동을 권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몸에 건전한 사랑이 깃들 수 있을 겁니다.

 

 

여행 이틀째 일정은 여기서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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