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리비아의 풍경들

리비아 사막 여행 - 자라만테스 왕국

by 심자한2 2012. 12. 21.

 

모래사막에서의 비박과 가브론 호수에서의 수영을 마치고 오후 2시반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둘렀습니다.

캠프 주인은 공항까지 태워줄 줄 알았는데 택시를 타고 가라더군요.

택시비(LD50)도 우리한테 물리고...

너무 탐욕스러운 가이드를 만났습니다.

 

여하튼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던 도중 제르마를 지나다가 시간이 좀 남았다 싶어

마지막 여정으로 제르마박물관이나 잠깐 둘러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막상 박물관에 가보니 박물관은 운영하지 않고 사무실만 열려 있다 하네요. ㅠㅠ

그곳 사무실 직원인 듯한 사람이 우리에게 통하지도 않는 아랍어로 뭔가를 설명하는데

대충 새겨 들으니 그곳에서 약 2 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가보라는 말 같았습니다.

우리는 박물관을 그곳으로 옮긴 것으로 생각하고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라서 한 번

가보기로 했지요.

막상 그곳에 도착해보니 박물관이 아니고 바로 자라만테스 왕국의 수도인 제르마 

고 도시 발굴 현장이었습니다.

덕분에 유적지 하나 구경했지요.

 

자라만테스 족은 Berber의 일족으로 현재 사하라 사막과 니제르에 살고 있는

투아렉 (Touareg) 족의 직접적인 선조입니다.

 

자라만테스 왕국은 사하라 사막 내에서 사람이 거주 가능한 지역은 거의 모두 점유하고

있던 강국이었는데 그 동안 잊혀져 있다가 1958 ~ 2001년 사이에 이루어진 두 차례의

Fazzan Project에 의해 본격적으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자라만테스 왕국은 500BC부터 700AD 사이에 존재했었으며 오늘날 리비아에 생긴

최초의 토착 왕국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

이들은 베르베르어로 Foggara라 불리는 지하 수로를 이용해 지하 석회암 층에 갇혀 있는

대수층으로부터 물을 끌어 썼습니다.

지하 수로는 수 백 개에 달했으며 길이는 수 천 킬로미터나 되었다 합니다.

이 물을 이용해 여러 가지 작물들을 길렀는데 역설적으로 이 왕국은 이 지하수원이

고갈되는 바람에 멸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물을 Fossil Water라고 하는데 Fossil Water는 유입되는 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쓰는 만큼 고갈되어 버리기 때문이지요.

 

자라만테스 왕국은 농업도 발달했지만 무역업도 흥했습니다.

왕국은 사막을 오가는 캬라반들의 교통 요충지였으며 아프리카 북부 지중해변의 항구

들과 사하라 남부 내륙을 있는 교역의 중심지였습니다.

왕국은 밀, 소금, 노예를 수출하고 와인, 올리브 오일, 오일 램프, 로마의 식탁용구 등을

대신 수입했습니다.

문명도 발달하여 말을 사육하고 바퀴가 네 개 달린 전차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하네요.

 

최초의 수도는 Zinchecra였는데 서기 1세기에 수도를 이곳 유적지 발굴이 이루어지고

있는 제르마 (Germa)로 옮겼습니다.

제르마는 Garama라고도 불리었는데 이는 자라만테스 인들의 시조인 Garams로부터

차용된 이름입니다.

제르마는 리비아의 Fezzan 지역에 속하며 사하라 남서부에 있는 세바 (Sebha)로부터

약 1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당시 이 도시의 인구는 약 4천 명이었으며 반경 5km 이내의 마을에 6천 명이 더 살고

있었다 합니다..

 

참고로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투스에 의하면 네 마리 말이 끄는 전차의 기원은 리비아의

동부 지역인 Cyrenaica라고 합니다.

그리스 사람들도 전차 경주 기술을 리비아 사람들로부터 배웠다고 합니다.

 

 

 

 

 

 

 

 

 

 

 

 

 

 

 

 

발굴 현장은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출입구의 철문 한쪽도 떨어져 나간 채 흉물스럽게 누워 있더군요.

 

 

여하튼 유적지 관광을 마치고 곧 바로 우바리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 도착 시간은 대략 오후 1시 45분 경이었습니다.

국내선인데다 작은 공항이기에 이 정도면 2시 반 비행기를 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리라 판단했지요.

우바리 공항에는 Boarding Pass를 받는데가 별도로 없고 그냥 조그만 사무실에서

한 사람이 이 업무를 수작업으로 수행하고 있더군요.

이 담당자에 의하면 우리가 타려 한 비행기는 1시에 도착해서 이미 트리폴리로

떠났다고 하네요. ㅠㅠ

우리는 물론 거세게 항의했지만 담당자는 이미 놓친 비행기를 어떻게 하란 말이냐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긴 실강이 끝에 우리는 우바리에서 약 179km 정도 떨어져 있는 세바로 가서 당일

밤에 트리폴리로 떠나는 비행기를 잡아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담당자는 우리의 입장을 설명해주는 간단한 쪽지 하나를 써주더군요.

 

 

택시로 세바까지 이동했습니다.

다행히 우바리 공항 담당자가 써준 쪽지가 주효한 덕분에 두어 시간을 기다린 후에

드디어 트리폴리 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지요.

이렇게 해서 우리 일행의 3박 4일 여정은 모두 끝났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