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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갤러리-풀꽃나무

머위 꽃의 성별에 관한 소고

by 심자한2 2021. 4. 15.

머위 꽃의 성별이 궁금했지만 국생지를 포함한 대부분 자료들의

기재문 내용이 부실하거나 혼란스러워 이 궁금증을 풀어내기가

어렵습니다.

 

우선 제가 가지고 있는 오래된 식물도감에서는 머위는 암수딴그루

이고 "암꽃만인 머리모양꽃은 결실하지만 양성의 꽃과 암꽃이 섞인

머리모양 차례는 결실하지 않는다." 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국생지에서는 "양성의 낱꽃은 모두 결실하지 않고 자화서(雌花序)는

양성화서와 같으나 꽃이 핀 다음 .... (꽃대가) 길어져서 총상으로

된다."고 하는데 이 말만으로는 머위의 성별을 가늠할 단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모호하기 그지없습니다.

여하튼 장시간 이런저런 자료들 내용을 나름대로 정리해 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용어부터 통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 용어는 설명 편의상 개인적으로 만든 것이지요.

바로 아래 사진에서 원통처럼 보이는 게 하나의 두상화입니다.

즉, 머위는 여러 개의 두상화가 모여 다시 더 큰 두상화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편의상 이를 소두상화 (원통처럼 보이는 것 하나하나)와 대두상화

(꽃차례 전체)라고 명명해봅니다.

 

 

소두상화 하나를 확대해봤지요.

아래 사진 가운데 꽃잎 같이 생긴 화피가 5개로 벌어져 있는

양성화입니다.

머위의 꽃은 암꽃과 양성화만 있고 수꽃은 없습니다.

이 양성화 주변에 있는 것들은 모두 암꽃인데 성냥개비처럼 꽂혀

있는 것들은 암술대입니다.

즉, 아래 사진속 소두상화는 하나의 양성화와 다수의 암꽃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지요.

이것을 편의상 암두상화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어떤 소두상화는 암꽃 없이 양성화로만 이루어져 있는데 이를 

수두상화라 부르기로 합니다. (간혹 소수의 암꽃이 섞여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수두상화에 있는 양성화의 수술은 수분 능력이 있는데 암두상화에

있는 양성화의 수술은 수분 능력은 없고 단지 꿀로 매개곤충을

유인하는 역할만 하지요.

여하튼 수두상화든 암두상화든 그 안에 있는 양성화는 모두 

결실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대두상화에는 암두상화만 있거나 수두상화만

있습니다.

즉, 이 둘이 혼재되어 있는 대두상화는 없다는 말이지요.

암두상화만 있는 대두상화를 암그루, 수두상화만 있는  대두상화를

수그루라고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머위는 암수딴그루라고 하고 있습니다.

수그루에는 양성화만 있고 암그루에는 암꽃과 양성화가 있는

거지요.

암그루는 꽃이 질 무렵 꽃대가 길이 70cm 정도로 길게 자라지만

수그루는 꽃대가 자라지 않습니다.

 

이상을 다시 정리해 보면 암그루는 암두상화로만 이루어져 있고

하나의 암두상화는 다시 가운데 몇 개의 양성화와 주변의 다수

암꽃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암그루는 꽃이 질 무렵 꽃대가 자라고

결실을 하되 양성화는 결실하지 않습니다.

수그루는 수두상화로만 이루어져 있고 하나의 수두상화는 

양성화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수그루는 꽃대가 자라지 않고

결실도 하지 않습니다.

 

 

이상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래 두 사진 속의 머위는 꽃대가

길어졌으니 암그루입니다.

 

 

주변의 암꽃들은 이미 결실 준비에 돌입했지만 가운데 있는

양성화는 그렇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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