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 : 마디풀과, 한해살이풀
메밀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아니면 "메밀묵/찹쌀떡 장사" 쯤 되겠지요?
뭐 좀 찍을 거 없나 하고 동네 하천으로 내려가서 어슬렁거리는데 저만치에서 하얀 꽃과 붉은 줄기가 보입니다.
잽싸게 가서 요모조모 사진을 찍고 집에 와서 도감을 참조해보니 얘가 바로 메밀이더군요.
근처에 메밀을 재배하는 곳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딱 한 그루가 개울의 자갈밭 틈새에서 피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메밀 씨앗 하나가 개울물을 따라 흘러내려오다가 거기에 정착한 모양입니다.
어쨋거나 내 식물 지식 수준이 이렇게 메밀도 몰라볼 정도입니다.
농촌 출신 아니니 그럴 수도 있다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가겠습니다. ^^
잎은 원줄기 아래쪽 1∼3마디는 마주나지만 그 위의 마디에서는 어긋납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잘 살펴 보면 이 말이 확인될 겁니다.
관찰한 바에 의하면 잎은 줄기 아랫 부분에서는 잎자루가 있고 윗 부분에서는 잎자루가 없더군요.
그 사진도 같이 찍어왔습니다.
꽃은 백색이고 7∼10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대에 무리지어 핍니다.
메밀의 꽃은 양성화이며 장주화와 단주화가 거의 반반씩 생기는 이형예현상(異型衲現象)을 보입니다.
양성화(兩性花)란 꽃 하나에 암술과 수술이 다 있는 것을 말하는데 꽃이 피는 식물의 약 70% 정도가 양성화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주화(長株花)는 암술이 수술보다 긴 꽃을 의미하며, 단주화(短株花)는 반대로 암술이 수술보다 더 짧은 꽃을 말합니다.
개나리도 메밀처럼 이형예현상을 보입니다.
그런데 학자에 따라서는 개나리의 장주화를 암꽃, 단주화를 수꽃으로 잘못 호칭하는 예도 있다 합니다.
암꽃은 열매를 맺을 수 있고, 수꽃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형예현상을 보이는 식물에 있어서는 장주화, 단주화 모두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를 암꽃과 수꽃으로 부르는 것은 틀린 것이 됩니다.
사진에서는 장주화와 단주화를 '~인 듯'이라고 했는데 이는 확실치 않아서 그리 하였습니다.
자료에 의하면 메밀의 수술은 7~8개이고 암술은 1개라고 되어 있는데 사진 속 '장주화인 듯'한 꽃을 보면 암술로 보이는 게 3개더군요.
아마도 암술은 1개인데 암술머리가 3개로 분리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런 설명이 자료에는 나와 있질 않아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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