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크령 : 벼과, 여러해살이풀
들녘에서 가을을 대표하는 풀인데 며칠 전 입추가 지났다고 벌써 피었네요.
아직은 꽃이 완전히 피지 않아 흰색의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나중에 적자색 꽃이 만발하면 그대로 또 멋을 자아냅니다.
꽃과 잎이 아름다워 관화용은 물론이고 관엽용으로도 많이 식재합니다.
그령이란 풀이 있는데 수크령은 이 풀보다 잎이 훨씬 더 날카롭고 질기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유래를 확인할 수 없었으나 추측컨대 "숫+그령 --> 숫그령 --> 수크령"의 변천과정을 겪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내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어린 시절 들에서 동무들과 어울려 놀다가 친구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 논길 양 옆에 나 있는 그령이나 수크령을 마주 묶어놓고 친구들을 유인하여 도망가면 친구들이 그 풀에 걸려 넘어지곤 했지요.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았지만....)
그래도 묶어 놓은 그령이나 수크령은 끊어지지 않고 오히려 걸린 발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럴 정도로 이 풀들은 질깁니다.
수크령은 결초보은이란 고사성어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아래에 이와 관련한 경상일보(2006. 11. 24일자)의 기사를 소개합니다.
"중국 진나라 때 죽은 아버지와 함께 매장될 서모를 살려준 위과라는 사람이 뒷날 전쟁에서 위태롭게 되었는데, 한 노인이 한밤중에 풀을 매놓아 적군의 말들이 이에 걸려 넘어져 승리했다. 그 노인이 꿈에 나타나 자신은 서모의 아버지로, 딸을 살려주었기에 은혜를 갚았다. 결초보은(結草報恩)이란 고사성어를 남긴 유래다. 풀을 매어 은혜를 갚는다는 말에서 그 풀이 질긴 수크령이다"
수크령은 길가에서 흔히 자란다 하여 "길갱이", 꽃이삭이 이리의 꼬리를 닮았다 하여 "낭미초(狼尾草)"라고도 부릅니다.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작은 이삭에는 갈색 털이 빽빽히 나 있다 합니다.
그 갈색 털의 색이 연한 것을 청수크령, 붉은빛이 도는 것을 붉은수크령이라 한다 하는데 위 사진만으로는 판정이 불가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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