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을 한 번 둘러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 있더군요.
1. 털딱총나무
우선 딱총나무 종류들의 대략적인 특성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넓은잎딱총나무 : 잎 2회 기수, 톱니 일반, 화서에 털 없음, 화관에 털 없음, 꽃밥 황색, 암술머리 자주색
딱총나무 : 잎 2~3회 기수, 둔한 거치, 화서에 털 유무 언급 없음, 화관에 털 없음, 꽃밥 황색, 어린가지 마디 보라색
말오줌나무 : 잎 2~3회 기수, 안으로 굽는 톱니, 화서 털 없음, 화관 잔털, 화서 밑으로 처짐, 자방은 도란형, 울릉도에 분포
말오줌때 : 잎 2~5 기수, 예리한 잔톱니, 중륵 기부에 흰 털, 화서 털 유무 언급 없음, 수술 3개, 암술대 3개, 남부 섬지방에 분포
지렁쿠나무 : 잎 2~3회 기수, 예리한 톱니, 화서에 털 없음, 입상 돌기, 화관 털 없음.
털딱총나무 : 잎 2~4회 기수, 잎 뒷면에 털, 안으로 굽는 톱니, 화서에 털, 자방에 털, 암술머리에 자주빛 돎,
상기 특징과 찍어온 사진을 비교해보니 화서에 털이 있는 점으로 보아 털딱총나무가 유력하네요.
꽃은 원추화서에 핍니다.
소화경에도 털이 있다 하는데 소화경까지 보이는 사진은 없고
화축에 털이 있는 건 확실하네요.
자료에는 구체적 언급이 없던데 아래 사진을 보니 수술은 5개이고 암술머리는 3개네요.
암술머리에 자줏빛이 돈다는 자료의 설명과 사진이 일치합니다.
잎은 소엽이 2쌍인 1회기수우상복엽입니다.
잎 표면 맥 위에 털이 있다고 하는데 육안으로는 물론이고 사진에서 이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중륵 윗 부분에 짧은 털이 모여 난 것이 보이기는 하는데 털이 있다고 하니
그게 털로 보이지 아무런 사전 설명이 없었다면 잎 앞면에는 털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뒷면 전체에 털이 있다고 되어 있는데 사진을 언뜻 보면 털이 없어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누운 털이 산재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잎 뒷면을 다른 각도에서 찍어보니 털이 확실히 관찰되기는 합니다.
사진도 이렇게 여러 각도에서 찍어두지 않으면 판단을 잘못 할 수도 있습니다.
잎가장자리에는 안으로 굽는 톱니가 있고 톱니의 끝이 뾰족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톱니가 안으로 굽지 않아 이런 설명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톱니가 안으로 굽고 그 끝이 뾰족한 것이
관찰되네요.
사진에 의한 잎 모양 관찰에도 항상 함정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2. 청미래덩굴
청미래덩굴도 꽃대를 올리긴 했는데 꽃잎을 연 건 몇 개빆에 없더군요.
3. 병꽃나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거의 모든 블로그나 카페에서 올린 글을 보면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흰색(정확히는 황록색), 분홍색, 붉은색 꽃이 공존하는 것을 삼색병꽃나무라고들 합니다.
꽃이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었다가 시들어가면서 분홍색으로 되었다가 나중에는 붉은색으로
변한다는 겁니다.
네이버백과사전에서 삼색병꽃나무에 대해 이런 설명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블로그나
카페에서는 이 네이버 백과사전의 설명을 그대로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는 네이버백과사전에서는 "삼색병꽃나무의 꽃은 병꽃류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일반적인 상식은 아무래도 잘못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네이버 자연도감 식물정보"에서는 삼색병꽃나무를
"붉은병꽃나무와 유사하나, 꽃부리가 백록색이고 통부 겉에 붉은빛이 돌며 안쪽 순판을 따라
누른빛이 도는 것"으로 규졍하고 있습니다.
즉, 꽃부리와 통부, 안쪽 순판의 색이 각각 달라서 "삼색"이란 말이 붙었다는 걸 함축하고 있습니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이하 :국생지"로 표기함)에서는 삼색병꽃나무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꽃은 5월에 피고 엽액에 1개씩 달리며 꽃받침잎은 5개이고 중열되며 길이 6-13mm로서 털이 거의 없다.
화관은 길이 3-4cm로서 중앙 이하가 갑자기 좁아지고 잔털이 있으며 백록색이고 통부 겉에 붉은빛이 돌며
안쪽 순판을 따라 누른빛이 돈다. 열편은 둔두이며 약간 뒤로 젖혀지고 자방에 잔털이 있다."
이 역시 네이버 자연도감 식물정보의 규정과 일치합니다.
네이버백과사전의 설명은 사실 좀 어폐가 있습니다.
꽃이 시들어갈수록 색이 흰색에서 분홍색, 붉은색으로 변한다고 되어 있는데 사실 이것은 꽃의
안쪽 색깔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지 통부는 황록에서 붉은빛이 도는 정도로만 변이므로 삼색의 변화에
대한 이 언급은 정확하지 않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제대로 된 삼색병꽃나무의 사진은 아래 주소에 있습니다.
http://plantsearch.naver.com/dbplus.naver?pkgid=200912071&query=%EC%82%BC%EC%83%89%EB%B3%91%EA%BD%83%EB%82%98%EB%AC%B4&id=000000054682 (네이버 자연도감 식물정보)
이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삼색병꽃나무는 네이버백과사전에서 말하듯이 병꽃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 아니고 오히려 가장 추합니다.
이제 사진을 보면서 일반적인 병꽃나무를 삼색병꽃나무라고 잘못 보고 있다는 걸 증명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바로 아래 사진을 보면 병꽃나무인지 삼색병꽃나무인지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꽃의 순판 안쪽이 잘 안 보이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앞쪽에서 찍어보면 꽃의 안쪽이 잘 보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삼색병꽃나무라고 합니다.
그러나 위의 국생지의 설명에 의하면 이것은 전혀 삼색병꽃나무가 아닙니다.
국생지에 의하면 삼색병꽃나무는 꽃받침잎은 중렬되며.. 털이 거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욘석은 꽃받침잎이 끝까지 갈라졌습니다.
병꽃나무 종류 구분에는 꽃받침잎이 중간까지 갈라졌느냐 끝까지 갈라졌느냐가 중요합니다.
좀 더 확대해본 사진에서는 꽃받침잎과 꽃자루에 털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 사진 속의 것은 삼색병꽃나무가 아니라 그냥 병꽃나무입니다.
삼색병꽃나무에 대해서는 네이버백과사전(또는 네이버 자연도감 식물정보)와 국생지의 기술이
판이하게 다른데 개인적으로는 전자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된 식물도감들도 전자의 정의에 부합하는 삼색병꽃나무 사진을 싣고 있습니다.
아래는 그냥 병꽃나무의 사진들입니다.
4. 붉은병꽃나무
완전히 피지 않은 붉은색 병꽃나무 종류를 만났습니다.
꽃이 붉은색이라고 해서 모두 다 붉은병꽃나무는 아닙니다.
어떤 종류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꽃이 붉은색(혹은 분홍색)으로 피는 병꽃나무 종류와 그 특징을 열거해 보기로 합니다.
붉은병꽃나무 : 꽃받침 5개로 중렬, 꽃받침 털 유무에 대한 언급 없음. 잎 표면 중륵에 잔털, 뒷면 중륵에 백색 털 밀생
소영도리나무 : 꽃받침 열편의 길이가 서로 다르고 털이 있음. 꽃받침통에는 털이 있음. 잎 양면, 특히 뒷면에 융모가 있음.
산소영도리나무 : 소영도리나무와 달리 꽃받침통에 털이 없음. 화관 겉은 붉은색이나 안쪽은 흰색. 잎 뒷면 맥 위에만 잔털. 경상도와 황해도에 분포.
골병꽃나무 : 꽃받침은 완전히 갈라지고 퍼진 털이 있음. 암술대가 화관 밖으로 나옴. 뒷면 맥 위에 백색 융모 밀생.
통영병꽃나무 : 경남 충무시 미륵산에서 자란다. (비교 대상에서 제외)
우선 아래 사진에서 꽃받침이 완전히 갈라지지는 않았으므로 골병꽃나무는 제외됩니다.
꽃받침이 중렬한 건지 아니면 길이가 서로 다른지는 사진만으로는 구분이 되지 않네요.
많지는 않지만 꽃받침통과 열편에 어느 정도의 털이 관찰됩니다.
그러니 산소영도리나무도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결국 남은 건 붉은병꽃나무와 소영도리나무뿐이군요.
잎 표면 중륵에 잔털이 관찰됩니다.
뒷면에는 중륵뿐만 아니라 맥 위에 백색 털이 밀생해 있네요.
그러니 욘석은 붉은병꽃나무입니다.
5. 소영도리나무
아래는 다른 나무에서 찍은 붉은색 병꽃나무 종류입니다.
가운데 꽃송이를 보면 꽃받침이 서로 다른 깊이로 갈라진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꽃받침통은 물론 열편과 꽃자루에도 털이 많군요.
여기까지만으로도 욘석은 소영도리나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잎 사진들은 참고로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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