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경기도 포천에 있는 운악산을 찾았습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운악산 봉수리 코스에 계곡이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지요.
버스에서 내려 입구에 있는 가계에서 빵과 우유를 사면서 주인에게 계곡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주인 왈,
계곡은 무슨 계곡? 그냥 개천이지. 게다가 다 오염되고 상수원보호구역이라 들어가서도 안
되고...
등산로 입구에 다다르니 그 주인 말씀이 맞더군요.
계곡이란 이름 붙이기가 민망한데다 물도 거의 없는 건천 같은데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야생화 발견 기대는 접고 그냥 등산이나 했습니다.
0. 민둥뫼제비꽃
산에서 길을 잃어 좀 헤매다 내려와 보니 수고했다는 듯이 제비꽃 한 무더기가 반겨주더군요.
그런데 욘석이 나를 무척이나 헷갈리게 했습니다.
한 장소에서 두 종류가 자라고 있었는데 뭔가 좀 달라보였습니다.
아래 첫 번째 사진은 밑에서 위를 향해 찍은 사진인데 원근 문제로 앞쪽에 있는 꽃이나
뒤쪽에 있는 꽃 모두 크기가 비슷해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뒤쪽에 있는 것이 꽃도 잎도 더 컸지요.
결론적으로 앞쪽의 것은 민둥뫼제비꽃이었고 뒤의 것은 태백제비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민둥뫼제비꽃은 태백제비꽃보다 작습니다.
우선 앞의 것부터 보기로 합니다.
꽃받침조각이 피침형이고 꽃 측판에 털이 별로 없으며 잎 뒷면에 털이 약간 있으니 민둥뫼제비꽃입니다.
인근에 있는 한 포기에서는 아직 피지 않은 꽃들의 꽃대가 제멋대로 휘어 있더군요.
0. 태백제비꽃
이번에는 위 첫 번째 사진의 위쪽에 있는 개체에 대한 사진입니다.
꽃받침조각이 넓은 피침형이고 꽃 측판에 털이 많으며 잎의 톱니가 약간 안으로 굽었으며 잎에
털이 없다는 점으로 미루어 태백제비꽃입니다.
새로 나오는 잎 하나는 가장자리가 돌돌 말려서 나오더군요.
금강제비꽃 흉내를 내고 싶은 모양입니다.
0. 호랑버들 암수꽃
아래는 수꽃입니다.
아래는 암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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