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22. 01. 08 (토)
● 누구와 : 나 홀로
● 어 디 : 경기옛길 평해길
● 코 스 : 양수역 - 한음 이덕형 신도비 - 부용산길
- 몽양 여운형 생가 - 신원역 - 도곡터널
- 국수역 - 원복터널 - 기곡아트터널
- 아신역 - 옥천냉면 - 양근성지 - 물안개공원/가수 김종환 노래비
- 양평역 - 양평물맑은시장 - 갈산공원/양근나루터
- 호국무공수훈자공적비 - 늘솔길 - 흑천/현덕교
- 원덕역
●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 38.46 km. 10시간 11분
● 이동시간 및 소요비용
● 경기옛길 홈페이지 안내도
( https://ggcr.kr/?pg=10002&pgView=introduce&lNumber=1 )
지난주 일요일에 경기옛길 중 평해길 제4길을
걷다가 부상당한 오른쪽 발목 통증이 악화되어
아쉽게도 양수역에서 일정을 걷어맸었지요.
병원에서는 퇴행성 관절염 초기 증세라고
하던데 약을 먹고 있는데도 완치가 되지를 않아
오늘까지도 발목이 여전히 시큰거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하루 종일 갇혀 있기가
싫어 걷는 것이 오히려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자가 진단에 따라
과감히 아침 일찍 집을 나섭니다.
지난주에 운길산역에서부터 양수역까지는
걸었지만 제4길을 중간에 끊은 거라서 오늘
시점인 운길산역에서부터 다시 시작할까 말까
저울질 좀 하다가 오늘 걸을 전체 거리가 만만치
않다는 핑게로 그냥 양수역을 오늘의 출발점으로
낙점하고 맙니다.
경의중앙선을 타고 양수역에 내려 1번 출구로
나갑니다.
길 건너편 버스 정류장 옆에 평해길 제4길인
두물머리나루길 안내판이 서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한
안내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이곳에 가야 할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 하나쯤
당연히 세워 두어야 마땅하거늘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방향표지판이 전혀 보이지 않네요.
여기서 길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바장이며
쏘다니다 거의 1시간을 허비합니다.
이전 코스들에서도 평해길이 대체로 자전거길을
따라 조성되어 있었다는 걸 기억하고 인근에 있는
자전거길을 따라 무작정 가 보기로 했지요.
그런데 한참을 걸었는데도 평해길 안내 리본이
전혀 나타나질 않는 겁니다.
안 되겠다 싶어 스마트폰으로 선답자들 탐방기
몇 개를 검색하다가 다행히 한 탐방기에서 자세한
길 안내 정보를 발견해 이 예기치 못했던 고빗
사위를 간신히 넘깁니다.
불편한 마음으로 일정을 시작하기가 싫어 스멀
스멀 끌어오르려는 뼛성을 의식적으로 안추르고
짐짓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편안한 마음으로
걷기에 돌입합니다.
위 안내판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그 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 우회전을 하면 됩니다.
양수역 1번 출구로 나왔을 경우에는 뒤로 돌아
계속 직진을 하면 되고요.
곧이어 만나는 양수역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철로 밑을 지납니다.
철로 밑을 벗어나자마자 나오는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전철을 타고 양수역에서 내렸을 경우 2번
출구로 나오는 게 가장 빠른데 2번 출구로
나와 뒤돌아 계속 직진을 하면 이 사거리로
직접 올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곳에서 비로소 두물머리나루길의 첫 방향
표지판을 만나게 됩니다.
미음나루길 초반에 방향표지판이 없다는
게 흠결이긴 하지만 이후에는 안내표식에
별문제가 없는 편입니다.
참고로 이상의 상황을 지도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평해길 제4길은 양평물소리길과 코스가
거의 100% 일치하기에 혹시라도 평해길
안내 표식이 없을 경우에는 물소리길 안내
표식을 따라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평해길 안내 표식에 비하면 물소리길 안내
표식은 풍부한 편입니다.
얼마 안 가 만나는 다리를 건넌 후 좌회전을
합니다.
길은 가정천을 따라 조성되어 있습니다.
일단 도심을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발씨가 한결 가벼워집니다.
아래 지점에서는 안내 리본을 따라 좌측
소로로 들어서야 합니다.
마을 쉼터를 하나 만납니다.
이 마을 쉼터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갈림길에서
우회전을 해야 합니다.
우측 안쪽에 달려 있는 리본이 잘 보이지 않아
여기서 잠시 지정거렸지요.
두물머리나루길이 논틀 가장자리를 에돌아
나 있다는 게 이색적입니다.
얼마 안 가 자동차도로를 만나면 리본을 따라
길을 건너 직진 방향으로 갑니다.
산길로 접어듭니다.
뜬금없이 화장실이 하나 나타나네요.
이곳도 무슨 산인지는 모르겠지만 등산로
입구 중의 하나인가 봅니다.
산길로 들어선 지 오래지 않아 한음 이덕형
선생의 신도비가 있는 곳에 당도합니다.
신도비는 후세에 사표가 되도록 망자의 생애와
업적을 기록해 놓은 비석으로 통상 무덤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 세웁니다.
한음의 신도비는 팔작지붕을 인 비각으로 보호
되어 있군요.
내부에 있는 신도비를 들여다보니 안내판에
적힌 바대로 머릿돌은 이수로 장식되어 있는데
비좌는 귀부 대신 방석을 썼습니다.
다시 길을 잇습니다.
안내 리본만 따라가다 보면 선생의 묘가
나타날 줄 알았는데 평해길은 봉분 쪽으로는
이어지지 않네요.
산길이 목왕2리 마을길로 이어집니다.
마을 길 끝에서 다시 산길이 시작됩니다.
길이 야산 허리깨를 한동안 에돕니다.
중도에 만나는 이정표를 보니 지금 걷고
있는 산이 부용산이군요.
이정목에 작은 평해길 방향표지물을 하나
붙여 놓았네요.
휴일인지라 이따금씩 등산하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조우한 한 분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드렸더니 대답 대신 "서울에서 오셨어요?"
라는 반문이 돌아옵니다.
우리집이나 부용산이나 모두 경기도 관내에
있는데 난 그냥 "네."라고 대답하고 맙니다. ^^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그분이 무엇 때문에
내가 서울에서 왔을 거라 짐작을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산길이 마을길로 이어집니다.
몽양 여운영 생가 및 기념관은 신원리 묘골
마을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부는 개방하고
있지 않네요.
선생께서는 이곳에 학교까지 설립하셨었군요.
생가 진입로에는 선생의 잠언이 새겨진
입석들이 줄느런히 세워져 있습니다.
길 끝에는 묘골애오와공원이 조성되어 있고요.
묘골은 이 지역 이름이고 애오와는 "나의 사랑
하는 집"이란 의미라고 적혀 있네요.
평해길 제4길의 종점이자 제5길의 시점인
신원역에 당도합니다.
발목에 통증은 여전하지만 걷기에 큰 무리가
없기에 예정했던 대로 제5길인 물끝길로 계속
길을 잇기로 합니다.
서울 마포나 뚝섬에서 실은 새우젓을 양근나루에
내려 여기서부터는 육로를 통해 홍천이나 횡성
까지 마차로 실어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근나루에서 물길이 끝나고 육로교통이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제5길의 이름을 물끝길
또는 양근나루길이라고 붙인 것 같은데 실제로
양근나루는 제5길에 없고 제6길에 있습니다.
평해길 기획 담당자가 처음에는 제5길이
양근나루를 경유하는 것으로 획정했다가 어떤
연유로 구간 범위를 변경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에
따라 구간 이름까지 같이 고쳐 주지 않은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안이한 탁상행정 탓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
양수역에서처럼 이곳에도 방향표지판이
없을까 봐 살짝 걱정했었는데 이리저리
둘러보다 역사 앞에 있는 한 도로반사경에서
간신히 작은 표식을 찾아냅니다.
이 표식이 없더라도 길은 역사 앞 진입로
하나뿐이긴 하지요.
잼처 만나는 경강로에서 좌측 횡단보도를
건너야 합니다.
그런데 횡단보도 앞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신호가 바뀌질 않네요.
한참 후에 자전거를 타고 오신 한 어르신이
전신주에 달린 뭔가를 누르시니 잠시 후에
보행 신호가 들어옵니다.
살펴보니 이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가 신호를
작동시키게 되어 있군요.
그만큼 통행인 수가 적다는 얘긴데 그러고 보니
신원역이 왜 필요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변이 황량한 편이네요.
저 어르신 아니었으면 본의 아니게 긴 시간
동안 횡단보도 지킴이 역할을 할 뻔했습니다.
길은 남한강변 자전거길을 따라 이어집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날이 벗갤 기미가 보이지
않는군요.
그래도 인적이 드문 길인지라 궂은 날씨가 이
엇박이 소요객의 심상까지 어지럽히지는 않아
다행입니다.
어느 정도 걷다가 평해길 표지판은 직진
방향을 가리키고 물소리길 표지판은 좌측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지점에 이르렀는데
직진 방향에는 "공사중 출입금지" 표지가
세워져 있네요.
할 수 없이 물소리길을 따라 여기서
좌회전을 합니다.
물소리길은 자전거길을 따라갑니다.
자전거길을 걷다 보면 대개는 자전거가 소리없이
내 곁을 지나칠 때 살짝 움찔하곤 하는데 오늘은
"자전기 지나갑니다."라는 라이더의 목소리에 오히려
살짝 놀랍니다.
한 지점에서 물소리길이 자전거길을 벗어나
좌측으로 빠지네요.
평해길은 이 자전거길 우측에 있는 남한강변을
따라 조성되어 있으리라는 짐작에 여기서
물소리길을 따르지 않고 자전거길을 따라 계속
직진을 합니다.
영서초등학교를 지납니다.
초등학교 건물을 지나자마자 좌측으로 빠지는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이 좌측 길 쪽에 다행히
평해길 안내 리본이 있네요.
이곳에 평해길 리본이 있는 걸 보니 평해길의
물끝길이 지나온 "공사중 출입금지" 지점에서
직진 방향으로 이어지다가 어디에선가 이
자전거길과 합류를 하나 봅니다.
다시 강변길로 복귀했습니다.
도곡터널을 지납니다.
도곡터널을 지나자마자 평해길은 자전거길을
벗어나 우측으로 살짝 내려섭니다.
천변 논둑길을 걷습니다.
오늘은 평해길 탐방객을 단 한 명도 만나질
못하네요.
더구나 들녘에도 하천에도 철새나 텃새 한
마리 없는 괴괴한 길을 걷자니 다소 외로운
느낌이 듭니다.
오른쪽 발목 통증 때문에 좌우측 발바닥
착지가 불안정하여 이쯤에서 스틱을 사용
하기로 합니다.
다음 경유지는 국수역인데 한 방향표지판에는
뜬금없이 그 다음 경유지인 아신역이 적혀 있네요.
곧바로 만나는 안내판에는 국수역이 적혀 있기는
한데 여느 안내판에는 없는 "가는 길"이란 말이
추가되어 있는 점도 좀 어색합니다.
국수역에 당도합니다.
오다가 한 현수막에 적힌 글을 보니
국수리는 먹는 국수가 아니라 피는 국화가
아름답다는 데서 유래한 작명이라고 하네요.
한자로는 菊秀里입니다.
국수역에도 평해길 방향표지판이 없어
물소리길 안내 표식을 따라갑니다.
제 용도로 활용될 기회를 놓친 곤포 사일리지들이
논 위에 엉기정기 산재해 있는 모습이 왠지 애처로와
보입니다.
한 사거리에서 물소리길은 자전거길을 따라
좌측으로 휘어지는데 평해길은 직진 방향입니다.
다행히 이곳에서는 평해길 안내판이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네요.
복포1리마을회관을 지납니다.
길은 다시 자전거길로 복귀해 원복터널과
기곡아트터널을 차례대로 지납니다.
기곡터널에만 유독 다른 터널들에는 없는
"아트"란 말이 들어가 있기에 터널 내부에
전구를 이용한 예술 작품이라도 좀 걸려
있으리라 예상했는데 그냥 여느 터널들과
대차가 없는 모습이네요.
그런데 터널을 지나고 나니 폐 철길 위에
갖가지 조형물들이 곰비임비 나타납니다.
그 끝에는 용도 폐기된 객차를 이용해 꾸민
아신갤러리라는 것도 있고요.
한번 들어가 보려 했더니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네요.
여기서 평해길은 자전거길을 따르지 않고 아산
갤러리 객차 쪽으로 바짝 붙어서 이어지는데
아치형 구조물로 만든 쉼터를 지나게 됩니다.
얼마 안 가 아신역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신역 앞 방향표지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찾기 어렵게 배치를 해
놓았네요.
그나마 이 정도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건 시작부터 양수역에서 너무 많은
길품을 팔았기 때문일 겁니다.
길이 다시 자전거길로 복귀합니다.
사탄천변을 좀 걷다가 첫 번째 다리인
고읍교를 만나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다리 건너편에는 옥천냉면 황해식당이
있습니다.
이 집은 4대째 이어 내려오는 노포이고
옥천냉면은 양평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라고
하네요.
덕구실육교를 건너 경강로를 가로지릅니다.
길이 강변 바로 곁으로 이어지네요.
물면에 물놀이조차 거의 생기지 않을 정도로
실바람마저 없는 날입니다.
오빈역은 여기서 제법 먼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친절하게도 그 역사의 변천사에 대한
안내판을 이곳에 세워 두었군요.
양근성지도 잠깐 들러 눈으로만 경내를
한 바퀴 둘러봅니다.
양근은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신자 이숭훈이
신앙생활을 하며 세례를 베풀고 천주교를 전파한
곳이며 조선 순조1년인 1801년 신유박해 때
다수의 천주교 신자가 이곳에서 순교를 하였다
합니다.
물안개공원을 지납니다.
공원 분수대 옆에는 가수 김종환의 노래비도
세워져 있습니다.
가수 김종환이 무명 시절 이곳 남한강 강가에
앉아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고 "사랑을 위하여"
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해서 이 공원에 그의
노래비를 세웠다고 하는데 노래비 건립 이유에서
좀 견강부회 느낌이 풍기네요.
물안개공원을 지나서부터는 양근로 인도를
따라 걷습니다.
얼마 후 길은 양근천변으로 이어지지요.
형형색색으로 치장한 거북이 한 마리가
법면을 기어오르고 있네요.
제5길의 종점인 양평역에 당도합니다.
양평은 원래 있던 이름이 아니고 1908년 양근군과
지평군이 통합될 때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발씨가 좀 무거워지긴 했지만 체력에는 별문제가
없어 선걸음에 제6길인 거무내길로 들어섭니다.
제6길은 시간 관계상 종점인 용문역까지는
무리이고 어둠살이 내릴 무렵 원덕역까지는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는 다행히도 방향표지판이 있군요.
역에서 나와 양근교를 건넌 후에는 좌측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데 안내 표식이 잘
보이지 않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면 양평물맑은시장 입구가
나타나는데 평해길은 이 시장을 끝까지 관통
하도록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 입구에 방향표지판이 있기는 한데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가려져 보이지 않기 일쑤지요.
안내 표식이 없더라도 시장 안길을 계속
직진만 하면 됩니다.
청개구리 한 마리가 여립켜라는 밀지를 수행할
생각은 안 하고 졸리운 눈을 뜬 채 한가롭게 서
있기만 하네요.
손님들은 제법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좌판에 놓여 있는 물건들은 그다지 다양해 보이지
않습니다.
시장 반대편 끝에서 평해길은 우측으로
휘어집니다.
양평교 직전에서 평해길은 다시 강변으로
내려서지요.
시장 끝에서 우회전을 한 후 길을 건너지
않고 길 이쪽 편으로 계속 걸어야 이곳에 있는
방향표지판을 찾기가 쉽습니다.
계단을 내려서서는 좌측으로 가야 합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한 구조물에 붙어
있는 작은 방향표지판을 간신히 찾았지요.
길은 갈산공원을 에돕니다.
공원 입구에 양근나루터 표지석이 있지요.
강물은 거울처럼 매끄러운 물면으로 반영들의
평화로운 휴식에 일조를 합니다.
강가에 철제 조형물이 하나 있던데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네요.
양평의 옛 이름이 갈산이군요.
호국무공수훈자공적비를 만납니다.
6.25 동란 때 전몰한 애국 청년들의 영혼을
진무하기 위해 세워진 탑이군요.
개인적으로는 지도자급 인물을 위한 기념비
보다는 이름 없이 스러져 간 민초나 병사들의
진혼비 쪽에 더 큰 감흥을 느낍니다.
내 생전에 전란은 다시 없을 것 같긴 한데
코로나 이상의 위력을 보이는 병난까지 없을
거라는 건 장담하지 못하겠네요.
갈산은 양평의 옛 이름이자 갈산공원이 위치한
산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갈산은 해발 64.5m밖에 안 되는 야산이지만
예전에는 이 산에 칡이 많았었나 보네요.
인터넷 지도에는 웬일인지 이 산명이 갈산이
아니라 칼산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갈산공원을 지나 평해길은 양평생활체육공원과
남한강 사이로 난 자전거길로 이어집니다.
웬만하면 자연친화적 발상으로 하상으로
길을 조성했을 텐데 그렇지 않은 걸 보면
둔치에 보행로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홍수 때는 이마저 물에 잠기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안내판이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늘솔길
이라고 일러 줍니다.
오는 길에 소나무는 단 한 그루도 없고 왕벚나무만
도열해 있었기에 이 이름이 다소 어색합니다.
한 갈림길에서 평해길은 좌측 직진 방향이고
물소리길은 우측 하상으로 내려섭니다.
어차피 두 길은 나중에 만날 것 같아 여기서
물소리길을 따르기로 합니다.
강 쪽에 좀더 가까와졌을 뿐이고 바닥도 똑 같은
포장길인데도 느낌은 좀전의 자전거길보다 한결
낫네요.
한참을 걸은 후에 길이 현덕교 위로 이어집니다.
이곳이 바로 흑천이 남한강과 합류하는 개어귀
입니다.
제6길인 거무내길 안내도상에는 이 지점 이름을
흑천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흑천은 지명이
아니라 이곳에서부터 시작되는 하천의 이름입니다.
거무내는 흑천의 순우리말 표기인 것으로 보이고요.
다리를 건너 좌회전을 합니다.
지금부터는 흑천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걷습니다.
흑천은 바닥에 검은색 돌이 많아 물이 검은색
으로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냇물이 얼어 그 사실을 직접 확인해 볼 기회는
없게 되었네요.
한 민가 앞에서 길이 둘로 나뉘는데 여기서도
평해길과 물소리길이 갈립니다.
평해길은 좌측으로 가야 하고 물소리길은 우측
으로 가야 합니다.
얼마 안 가 두 길은 다시 합류하기에 어느쪽을
선택하든 별문제가 없지만요.
평해길은 곧바로 자동차도로인 신내길과 만납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갑니다.
잼처 좌측으로 흑천교가 있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길 건너편 우측 길로 들어서야 합니다.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그 우측 길 조금
안쪽에 평해길 방향표지판이 있긴 합니다.
다시 흑천 둑길을 걷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여정 끝자락에 어둑발이
내리는군요.
원덕교를 지납니다.
사진과는 달리 아직은 시야가 그다지 어둡지
않습니다.
저만치 원덕역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6길의 종점인 용문역까지는 가지 못하고
원래 계획했던 대로 중간에 있는 원덕역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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