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22. 05. 24 (화)
● 누구와 : 나 홀로
● 어 디 : 지리산둘레길 2~3구간 (운봉 ~ 인월 ~ 금계)
● 코 스 : 운봉 ~ 인월 ~ 금계
●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
운봉 ~ 인월 : 09.9km, 3시간 40분
인월 ~ 금계 : 20.5km, 8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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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30.4km, 12시간 10분
1. 운봉 ~ 인월 구간
2. 인월 ~ 금계 구간
새벽 5시쯤 한기를 느껴 잠에서 깹니다.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내 감각을 자극한 건 축축한 아침
공기입니다.
이 텐트 내 습도 탓인지는 몰라도 수면 시간은 충분한
편이었지만 신체 상태가 그다지 개운하지는 않네요.
곧바로 일어나지 않고 침낭 안에서 뒤척거리다가 6시경에야
침낭에서 빠져나와 텐트를 접고 배낭을 정리한 후 오늘 일정을
시작합니다.
일단 운봉읍내로 가서 평소의 모닝 커피 마시기 습관을
충족시키기 위해 커피 자판기부터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녀
봅니다.
그러다 길에서 조우한 어르신 한 분이 내 행색을 보고 지리산
둘레길 탐방객이라고 짐작하셨는지, 아니면 관심법으로 내
의중을 읽으셨는지는 몰라도 뜬금없이 자기 사무실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라고 권하십니다.
마침 그 사무실이 바로 옆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열쇠는 있었지만 사무실 자물쇠가
도무지 열리지를 않습니다.
어르신께 커피는 괜찮고 근처에 이용할 만한 공중 화장실이
있는 곳이나 좀 알려주십사 했더니 운봉읍사무소를 추천
하면서 가는 길까지 자세히 안내해 주십니다.
그렇게 해서 아침 양치와 세면, 배변은 운봉읍사무소에서
해결합니다.
이곳은 아마도 읍민들을 위해 24시간 개방하고 있는 화장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 다음 인근에 있는 한 편의점에서 아침으로 컵라면
하나 먹고 2L짜리 생수도 하나 삽니다.
오늘 걸을 2구간의 시작점이 어디인지 위치를 몰라 인터넷
지도의 도움을 받아 찾아냅니다.
둘레길 2구간 시작 안내판 사진 한 장을 찍고 인월 방향으로
걷기 시작한 시각은 대략 8시 반경입니다.
▼ 운봉 서림공원 석장승 "방어대장군"과 "진서대장군"
얼마 안 가 서림공원 석장승 2기를 만납니다.
방어대장군은 남 장승이고 진서대장군은 여 장승인데
서로 떨어져 있기에 사진은 진서대장군만 찍었습니다.
▼ 서림정
오늘 걸을 구간도 지리산 둘레길 여느 구간들에서처럼
길을 찾는 데 이정목만으로 충분합니다.
내가 가야 할 방향은 어제에 이어 붉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순방향입니다.
▼ 비전마을 (동편제마을)
▼ 가왕 송흥록 생가
2구간의 전반부는 대체로 평지 수준이라서 스적스적
걷기에 아주 좋습니다.
▼ 군화동
공기가 맑으니 만나는 마을들마다 모두 하나의 풍경화가
됩니다.
▼ 흥부골자연휴양림
▼ 무인 쉽터
중도에 무인 쉽터 하나를 만납니다.
시간은 10시 반이 넘었지만 운봉읍에서 채우지 못했던
모닝 커피에 대한 욕구를 여기서 비로소 충족시킵니다.
맑아 보이는 지하수 한 모금은 덤입니다.
▼ 월평마을
이 마을에는 민박집이 유난히 많은 것 같습니다.
▼ 2구간 종점이자 3구간 시점 / 인월
11시 조금 넘어 2구간 종점에 도착합니다.
이번 지리산 둘레길 탐방에서는 하루에 2개 구간씩을
걷기로 마음먹었기에 안내판 사진만 한 장 찍은 후
선걸음에 금계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안내판 하단에 적힌 글을 보니 인근에 인월안내센터가
있다고 하는데 진행 방향과 다른 길인지라 굳이 들렀다
가는 수고는 하지 않기로 합니다.
일단 3구간은 편평한 길로 시작이 되는군요.
3구간의 총길이가 20.5km나 되고 거의 전 구간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끊임없이 갈마드는 산길이기에 적절한 체력 안배
노력이 좀 필요합니다.
3구간의 최고봉은 해발 650m 정도인데 출발점 고도가
400m 남짓이라 다행이다 싶었지요.
그런데 막상 걷다 보니 구간 전체가 수많은 고팽이와
안부들로 점철되어 있어 평정심 유지가 상당히 힘이 들
정도더군요.
▼ 중군정
▼ 중군마을
조선시대 전투 군단은 선봉, 전군(前軍), 중군(中軍), 후군(後軍)으로
편성되어 있었는데 그중 중군이 이 마을에 주둔했었다는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 합니다.
가로수로 향나무를 심어 놓기도 하고 길가 강담을 송엽국
으로 장식해 놓은 모습이 인상적인 마을입니다.
▼ 갈림길
3구간 시점으로부터 2.9km 지점인 이곳에서 둘레길이 둘로
나뉘네요.
모퉁이에 있는 안내물들을 보니 직진 방향은 선화사 쪽이고
좌측 방향은 백련사 쪽입니다.
이곳에 서 있는 둘레길 막대 이정표가 어느 쪽 길이 더 길고
짧은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만큼 친절하지는 않네요.
나도 모르게 발길이 좌측 내리막으로 들어서는 걸 보니 오늘
내 체력이 최상은 아닌가 봅니다.
▼ 흙집 펜션
벽체는 진흙으로 미장을 했고 모임지붕은 너와로 엮어
놓은 구조물이 인상적인 펜션입니다.
▼ 수성대 입구
수성대 입구에서 나뉘었던 두 길은 다시 만납니다.
▼ 수성대
1박2일팀이 다녀갔다는 현수막이 걸린 이곳이 바로
수성대인가 봅니다.
나중에 자료를 보니 수성대 계곡의 물은 현재 인근의
중군마을과 장항마을의 식수원으로 음용될 만큼 맑고
깨끗하다고 하는데 지금은 갈수기인지라 계곡물이
건천 수준입니다.
▼ 배넘이재
수성대에서 산길을 800m쯤 오르다 만나는 고갯마루가 바로
배넘이재(배너미재)입니다.
운봉이 한때 호수였을 때 이곳으로 배가 넘나들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네요.
▼ 장항마을 보호수 소나무
수령이 400년이나 되는데 지금도 이곳에서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 강대나무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이는 것이고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이니 ...
▼ 중황마을 쉼터
▼ 등구령쉼터
▼ 다랭이논
▼ 등구재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상황마을과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을 잇는 옛 고갯길로 전체적인 형상이
거북 등을 닮아 등구재란 이름이 붙었다 합니다.
▼ 느티나무 노거수
▼ 대나무 숲
▼ 창원마을
▼ 금계마을
마침내 3구간의 종점인 금계마을에 당도합니다.
시간을 보니 저녁 7시가 다 되어 갑니다.
이곳에 지리산 둘레길 함양안내센터가 있습니다.
안내센터의 넓은 주차장 한 켠에 평상 쉽터가 있네요.
오늘밤을 더샐 장소로 아주 제격입니다.
우선 텐트부터 설치해 놓고 주차장 입구에 있는 가게로
갑니다.
막걸리를 찾으니 유통기한이 며칠 지난 것밖에 없다고
하네요.
그거라고 그냥 사려고 했는데 주인장이 친절하게도
주차장 앞길인 천왕봉로를 따라 좌측으로 조금 걸어가면
슈퍼가 하나 있다고 알려 주십니다.
평상 쉼터 바로 옆에 있는 화장실에서 양치와 세면, 세수는
물론 세발과 세족까지 마친 후 텐트 앞에서 좀전에 마트에서
사 온 막걸리로 취침 전까지 탐방 성공 자축연을 벌입니다.
아직까지는 집에서부터 준비해 온 햄, 편육, 땅콩, 오징어채
등의 구비가 많이 남아 있어서 안줏거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어 좋습니다.
오늘 무려 30km 이상을 걸었는데도 크게 주럽이 들지 않는
내 체력에 대해 혼자 자화자찬을 하느라 상당 시간을 할애
했는데 언제 술자리를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실제 체력이 그렇게까지 강인
하지는 않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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