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22. 06. 12 (일)
● 누구와 : 나 홀로
● 어 디 : 지리산둘레길 6구간
● 코 스 : 수철 ~ 성심원
●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 15.9km, 4시간 53분
● 이동시간 및 소요비용
지난달 25일에 장염 발병으로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 완주
계획을 중간에 포기하고 말았지요.
장염이란 게 가볍게 보고 넘길 병이 아니더군요.
그후 1주일 정도인가를 장염 다스리는 데 온전히 할애
했습니다.
장염 치료가 끝난 후 지리산 둘레길 전 구간 완주 계획을
다시 실행에 옮기고는 싶은데 항상 그랬듯이 이런저런
핑게로 발행을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가 오늘 드디어
과감히 집을 나서는 데 성공합니다.
남부터미널에서 8시에 출발하는 산청행 시외버스 첫차를
탑니다.
진주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산청을 들렀다 가네요.
▼ 산청버스터미널
버스가 3시간도 채 못 돼어 산청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터미널 내 군내버스 운행 시간표를 보니 가장 가까운
수철행 버스가 40여 분 후에나 있네요.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이 빈 시간을 핸드폰을 충전하는 데
활용합니다.
지난번 여정 때 보니 배낭이 너무 작았기에 여정 재개를
기다리는 동안 75L짜리 배낭 하나를 새로 장만했더니
텐트가 배낭 안으로 쏙 들어가 보기가 좋네요.
11시 40분 정시에 군내버스가 출발합니다.
▼ 수철마을
수철마을까지는 9분밖에 걸리지 않네요.
곧바로 걷기를 시작합니다.
지난번에 장염으로 둘레길 이어걷기를 중단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난 다음날 아침 저 정자 위에서 일어났을 겁니다.
시작부터 이정표가 나를 논두렁길로 안내를 하네요.
얼마 후 길은 다시 산으로 이어지기는 하는데 길이 별로
둘레길다와 보이지 않아 오다가 내가 혹시 이정표 하나를
놓친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다행히 얼마 안 가 나타난 둘레길 이정목이 그 의구심을
씻어내 주네요.
▼ 지막마을
한 지점에서 둘레길은 천변으로 내려섭니다.
오늘도 주의 태만으로 막대이정표만 놓치지 않는다면 길을
덧들 염려는 전혀 없습니다.
▼ 지막교
▼ 평촌마을
▼ 남강
▼ 경호1교
▼ 느림의길
▼ 남강 래프팅
▼ 면학정
▼ 뒷뜰마을
▼ 지성마을
▼ 지곡마을
▼ 내리저수지
▼ 지곡사지
▼ 지곡사
▼ 웅석봉군립공원
▼ 내리지구 임도
▼ 선녀탕
선녀탕은 안내문에 적힌 명성만큼 위용이 출중하지는 않네요.
▼ 웅석봉 임도
▼ 견공들
지방 여행 때마다 만나는 견공들이 짖어대는 소리에
거의 트라우마가 생겼을 정도인데 이곳에서는 주인장의
애교 섞인 안내문이 한결 마음을 누그러뜨립니다.
▼ 대나무숲길
▼ 바람재
▼ 성심원
성심원은 1959년에 설립되었으며 지금의 산청성심원은
중증 장애인과 함께 하는 ‘성심인애원’과 한센병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의 삶을 돌보는 ‘성심원’ 그리고 지역 노인
들을 위한 ‘산청인애노인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센병이란 우리가 통상 나병 또는 문둥병이라고 부르곤
했던 바로 그 병입니다.
▼ 6구간 종점
성심원이 바로 오늘의 탐방 일정 종점입니다.
막상 성심원에 도착하고 보니 주변에 가게나 음식점이 전혀
없네요.
시종점에 매식을 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게
지리산 둘레길의 최대 단점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니 지리산 둘레길을 백패킹으로 종주하는 사람은 취식
거리를 배낭에 항상 넣고 다녀야만 하는 번거로움 정도는
감수해야만 합니다.
오늘은 서울에서 내려온 첫날인지라 배낭 안에 준비해 온
건량들이 충분히 있긴 한데 문제는 음주 욕구를 해결할
방도가 없네요.
혹시나 해서 성심원 안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매점이 하나
있는데 전혀 예기치 않게 이곳에서 주류도 판매를 하네요.
막 매점을 닫고 퇴근 중인 근무자께서 나를 보고는 먼저
혹시 뭔가를 사러 오지 않았느냐고 묻지 않았더라면 오늘밤을
위한 맥주와 내일을 위한 생수는 구입하지 못했을 겁니다.
▼ 구 나루터
진행 방향으로 조금 더 올라가니 한때 나루터였던 곳이
나타납니다.
오늘은 이곳 경호강가에서 일박을 하기로 합니다.
강가로 내려가 세발과 세족을 하는데 물이 전혀 차갑지
않고 오히려 미지근하기까지 해 의외입니다.
이곳 여울목이 낚시와 다슬기 잡이 명소라도 되는지 찾는
이들이 꽤 많은 편입니다.
자칫 괴괴했을 뻔한 내 저녁 시간이 이들로 인해 조금은
활기를 찾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렇게 해서 여정 첫날이 그럭저럭 저물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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