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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여행/갤러리 - 풍경·여행기

양평 용문산 등산 : 양평역 - 새수골 들머리 - 두리봉 - 백운봉 - 구름재 - 함왕성지 안부 - 883봉 - 함왕봉 - 장군봉 - 용문산 정상 (가섭봉) - 갈림길 - 용문봉 - 갈림길 - 용문사 - 용문산 버스정류장

by 심자한2 2024. 8. 12.

● 언   제  :  2024. 08. 10 (토)


​​● 누구와  :  나 홀로

● 어   디  :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 코   스  :  양평역 - 새수골 들머리 - 두리봉 - 백운봉 - 구름재

                   - 함왕성지 안부 - 883봉 - 함왕봉 - 장군봉

                    - 용문산 정상 (가섭봉) - 갈림길 - 용문봉 - 갈림길

                    - 용문사 - 용문산 버스정류장          

 

​​●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21.7 km.  14시간 01분

 

 


 

 

 

 

 

오늘의 목적지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용문산입니다.

용문산 등산은 거의 4년 만이네요.

도농역에서 5시 57분 발 용문 행 경의중앙선 첫차를 탑니다.

 

 

▼ 0638  양평역

 

40여 분 후 양평역에 내려 2번 출구로 나갑니다.

 

 

 

길찾기 앱에 오늘의 들머리가 있는 '백운봉자연휴양림'을 입력하니

도보로 1시간 반 정도나 걸리는 것으로 나오네요.

사전 조사 없이 막연히 들머리가 역 인근에 있으리라 생각했었는데

거리가 상당합니다.

뭐 어차피 산에서나 시내에서나 걷는 건 마찬가지이니 그런가 보다

하고 맙니다.

 

 

 

▼ 0757  들머리

 

앱의 안내를 따라 한참을 걸어 들머리에 도착합니다.

 

 

 

등산안내도를 보니 이곳이 용문산 등산로 제3코스 출발점이네요.

 

 

 

▼ 0759

 

배낭에서 스틱만 꺼내 들고 곧바로 출발합니다.

이후 길은 거의 외길 수준이라서 알바 염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 0805  목교 및 목계단

 

 

 

▼ 0807  두리봉 갈림길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직진 방향은 백년약수터를 거쳐 백운봉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방향은 두리봉을 거쳐서 백운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두리봉을 거쳐 가기로 합니다.

 

 

 

▼ 0826  쉬자파크 갈림길

 

진행 방향으로 직진합니다. (숲길입구 쪽)

 

 

 

▼ 0842  두리봉 정상

 

 

 

정상석은 따로 없습니다.

 

 

 

0848

 

갈림길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데 길이 계속 된비알이어서 시작부터

흘린 팥죽땀으로 전신이 벌써 물초가 되었습니다.

잠시 땀 좀 식히는데 젖은 옷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자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에 대충 얼굴에 난 땀만 닦은 후 걷던 길 계속 잇기로

하고 다음 경유지인 백운동 방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0931  헬리포트

 

 

 

0937  백운봉 원경

 

 

 

0954  행제우물 갈림길

 

 

 

1015  백운봉 정상

 

백운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통일암'이란 바위가 비신 위에 얹혀져 있는데 그 밑에 있는

안내문에 의하면 백두산 천지에서 가져온 것이라 합니다.

 

 

 

전망대가 있기는 한데 새무룩한 날씨 탓에 조망은 그다지 시원치가 

않습니다.

 

 

 

1024

 

기온은 높고 공기는 습한데 바람은 전혀 불지 않으니 사방이 트인

봉우리에 가만히 서 있는데도 비지땀이 그치질 않습니다.

결국 정상에 오래 머무를 유인이 없어 다시 용문산 방향으로 길을

잇습니다.

 

 

 

저만치 소소리 솟아 있는 가섭봉이 운무에 싸인 채 무심한 눈길로

이 낯선 방문객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백운봉에서 다음 경유지인 장군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일단 급하게

가풀막진 내리막으로 시작됩니다.

 

 

 

1047  형제우물 갈림길

 

여기서 장군봉 방향으로 직진합니다.

용문산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장군봉을 거쳐야 합니다.

 

 

 

1051  구름재 (사나사 갈림길)

 

 

 

누군가 이정표 기둥에 구름재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1116  전망대

 

 

 

하늘을 잔뜩 뒤덮고 있는 잿빛 구름이 가려한 풍경 감상과 함께

잠시 쉬어가는 여유와 낭만조차 허락지 않습니다.

 

 

 

1154  함왕성지 안부

 

또다른 사나사 갈림길입니다.

백운봉에서 이곳 안부까지 해발 200미터 정도는 내려온 것

같습니다.

안부가 깊을수록 그 다음에 오를 가풀막이 그만큼 버겁습니다.

 

 

 

1232  883봉

 

 

 

1252  함왕봉

 

 

 

별도의 정상석은 없고 이정표 기둥에 누군가가 봉우리명을 적어

놓은 게 정상 표식의 전부입니다.

 

 

 

백운봉에서부터 용문산 정상까지 이제 겨우 반나마 왔군요.

 

 

 

▼ 1310  장군봉  

 

 

 

조망 선명도를 보니 그새  하늘은 많이 맑아졌지만 날씨가

바람에는 여전히 인색합니다.

 

 

 

곧바로 용문산 정상을 향해 길을 잇습니다.

 

 

 

▼ 1335  갈림길

 

 

 

이정표 안내대로 여기서 진행 방향 우측으로 갑니다.

 

 

 

이 갈림길에서부터는 등산로가 주능선을 벗어나 산허리로 이어

지는데다  어딘가로 내려가는 하산로같은 길이 간간히 나타나

내가 혹시 알바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자주 들더군요.

트랭글 궤적을 보더라도 내가 주능선에서 자꾸 멀어져만 가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좀전의 이정표를 신뢰하기로 하고 계속 진행해

봅니다.

 

 

 

 

▼ 1400  이정표

 

한참 후에 만난 오래된 이정표 하나가 내가 길을 덧든 건 아니라는

사실을 친절히 고지해 줍니다.

 

 

 

▼ 1415  정상 밑 갈림길

 

용문산 정상 밑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용문산 정상인 가섭봉은 좌측 110미터 거리에 있는데

그곳에 다녀와서 여기서 우측으로 하산하면 됩니다.

 

 

 

1423  용문산 정상 (가섭봉)

 

마침내 오늘 코스 내 최고봉인 해발 1,157m인 가섭봉에 당도합니다.

 

 

 

은행나무 잎 모습의 조형물이 인상적입니다.

 

 

 

하늘은 그새 많이 청명해졌지만 청량하다기보다는 덥다는 느낌이

훨씬 더 강합니다.

정상에 그늘이 없어 잠시 쉬었다 갈 생각이 전혀 들지 않기에 곧바로

왔던 길 되짚어 내려갑니다.

 

 

 

1436  갈림길

 

다시 갈림길로 내려와 이정표 상 용문사 방향으로 하산에

돌입합니다.

 

 

 

1445  용문봉 갈림길

 

9분쯤 후에 갈림길이 하나 나타납니다.

 

 

 

왼쪽 길에 걸린 리본들을 보니 이쪽으로 가면 용문봉을 갈 수가

있네요.

이미 8시간 남짓 걸었지만 오늘 산행 계획 단계에서부터 염두에

두었던 용문봉을 거쳐서 하산하고 싶은 욕구가 자꾸 내 결단을

촉구합니다.

체력에 별문제가 없는데다 시간 상으로도 용문봉을 경유하는

데 무리가 있지 않을 것 같긴 한데 이쪽 코스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습니다.

그런데 마침 등산객 두 분이 이쪽 길로 들어서기에 나도 용기를

내어 용문봉 경유를 결행하기로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코스 상태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가운데 내린

이 결정이 얼마나 무모했는지 전혀 알 길이 없었지요.

 

 

 

1517  문례재삼거리

 

문례재삼거리라는 곳을 지납니다.

 

 

 

여기서 왼쪽 싸리재 방향이 한강기맥 코스이고 용문봉은

이정표에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진행 방향 직진 쪽입니다.

 

 

 

1605

 

문례재삼거리에서부터는 날카로운 바위들이 언틀먼틀 제멋대로

놓여 있는 암릉이 계속 이어지는데 등산로다운 등산로는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어쩌다 나타나는 산행 리본과 빈약하나마 내 눈썰미를 최대한

활용해서 길을 찾아 가는데 내가 길을 제대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거의 들지 않는 구간이 자주 나타나 상당히 불안합니다.

오는 동안 내가 야생화 사진을 찍는데 시간을 좀 할애했더니 나를

앞서 가던 등산객 두 분 뒤를 따라갈 기회조차 놓쳤습니다.

주능선에 있는 바위들이 험준해 우회를 해야 하는 일도 잦은데

그 길들조차 그다지 녹록지 않아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하는

험로들입니다.

 

 

 

1613  용문봉 정상

 

괜스레 무리하게 이쪽 코스를 선택했다는 사후회한이 수시로 드는 

가운데 가까스로 용문봉 정상을 찾아내는 데 일단 성공은 합니다.

지나온 등산로가 뚜렷하지 않았고 이정표도 전혀 없었는데다 이곳에

정상석도 따로 없는 걸로 봐서 이쪽 코스는 아마도 비법정탐방로인가

봅니다.

 

 

 

부감되는 풍경에 눈길 한번 잠깐 주고는 곧바로 길을 잇기로

합니다.

이정표는 따로 없지만 지도 상 진행 방향으로 계속 직진만 하면

용문사로 하산할 수 있을 것 같기에 그렇게 하기로 합니다.

 

 

 

1622

 

여전히 위험해 보이는 암릉은 계속되고 등산로 궤적은 뚜렷하지

않은데 다행히도 간간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산행 리본들이

길을 찾는 데 적잖이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가다 보니 근처에 산행리본은 있는데 여기저기

살펴봐도 도대체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

지점이 나타납니다.

이리저리 이동해가면서 길을 찾다가 슬랩구간에서 미끄러졌는데

다행히도 중도에 서 있는 나무 줄기를 간신히 발로 디뎌 크게

다치는 불상사는 겨우 면할 수 있었습니다.

 

 

 

1650  용문봉 정상

 

숙고 끝에 이렇게 능선 상태가 위험한데다 방향조차 가늠하기 힘든

등산로를 주먹구구식으로 찾아가면서 계속 진행하다가는 중도에

낙상을 하거나 길을 잃은 채 산중에서 일몰을 맞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판단하에 과감히 왔던 길 되짚어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그렇게 다시 용문봉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37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1738  문례재삼거리

 

오는 도중 살펴본 바에 의하면 중도에 용문사 쪽으로 빠지는 길이

전혀 없었기에 고스란히 정규 하산로에 있던 그 갈림길까지 다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이제까지 너무 오래 걸은 탓에 발씨가

무거워진데다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갈마들어 진행하는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닙니다.

 

 

 

몸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이기에 이 문례재삼거리에서 싸리재

방향으로 하산할 생각을 하면서 왔는데 막상 이곳에 서 있는

이정표를 보니 싸리재까지의 거리가 너무 멉니다.

어딘지도 모르는 싸리재까지 그렇게 오래 걷는 것보다는 차라리

1km도 안 되는 용문산 쪽으로 가는 게 안전하다는 판단을 합니다.

 

 

 

1818  하산 갈림길

 

파근한 다리를 살살 달래가면서 허전거리며 애면글면 신고를 한

끝에 간신히 정규 등산로에 있는 갈림길까지 되돌아 오고 나니

무리한 결정 탓에 너무 큰 시역을 했다는 후회감보다는 이제는

살았다는 안도감이 먼저 가슴에 고입니다.

그러나 여차하면 산중에서 일몰을 맞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그 안도감을 곧바로 대체하기에 잠시 쉬면서 숨을 돌리는 사치는

포기합니다.

 

 

 

1850  동남릉삼거리

 

그러나 하산을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은 이미 지칠대로 지친 다리

근육으로 인해 의욕 자체로만 끝나고 맙니다.

 

 

 

1919  마당바위

 

마당바위 있는 곳에 다다르니 날은 이미 거의 다 져가고 있습니다.

기대했던 해전치기 하산은 이미 물건너간 셈입니다.

 

 

 

용문봉에서부터 땀은 비오듯 쏟아지는데 준비해 간 식수는 이미

바닥이 나 갈증이 자못 심했었기에 계곡을 만나자마자 계류부터

1리터 이상 들이마십니다.

땀이 너무 많은 체질인지라 해마다 여름이면 이렇게 한번씩

계곡물을 식수로 활용하곤 했는데 이제까지 한번도 탈이 난 적은

없었습니다.

그 경험치가 다행히 오늘도 통했습니다.

 

 

 

2011

 

핸드폰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하산을 하는데 등산로가 흙길이

아니라 돌서더릿길인지라 그다지 뚜렷하게 보이질 않아 방향을

가늠하는 데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닙니다.

 

 

 

2031  용문사 일주문

 

방전된 체력과 제한된 시야로 인해 진행 속도는 상당히 더뎠지만

그래도 다행히 길 한번 덧들지 않고 하산을 완료했습니다.

 

 

 

2053  용문산 버스정류장

 

용문사에 당도하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을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버스정류장은 20여 분을 더 걸은 후에야 비로소 시야에 듭니다.

 

 

 

시간이 너무 늦어 시내로 나가는 버스 막차는 당연히 끊어졌으리라

생각하고 이곳에서 택시를 이용하거나 하루 숙박을 할 각오를 하면서

왔는데 정류장 부스 유리창에 붙어 있는 시간표를 보니 20여 분 후에

도착하는 7번 막차가 아직 있네요.

인근에 운영 중인 편의점까지 하나 있기에 얼른 가서 막걸리 두 통을

삽니다.

그 막걸리와 집에서부터 간식거리로 준비해 온 과자로 무사히 살아 

돌아온 행운을 자축하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오늘 14시간이나

걸으면서 죽도록 한 고생에 대한 씁쓸함보다는 이 시간에 버스가 아직

끊어지지 않았고 막걸리를 살 수 있는 편의점까지 인근에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이 훨씬 더 큽니다.

말 그대로 소확행입니다.

 

 

 

2026  

 

시간표와는 달리 7번이 아닌 7-8번 버스가 왔고 도착한 시각도

7시 15분이 아닌 7시 26분입니다.

이제 이 버스를 타고 (구)용문터미널/용문역입구에 내려 인근에

있는 용문역에서 전철을 타고 귀가할 일만 남았습니다.

휴... 정말 힘든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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