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취 :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그저께의 산행 목표는 포천에 있는 명지산이었습니다.
일단은 광릉내라는 곳까지 가서 거기서 현리행 버스로 갈아탄 후 현리에서 다시 한 번 버스를 타야만 하는 여정이었습니다.
평소 광릉내에서 현리 가는 버스 시간표는 핸드폰에 입력해 두었기에 시간에 맞춰 9시경 광릉내에 도착했습니다.
9시 20분 차이니 적당한 시간에 도착한 거였습니다.
그런데 광릉내에서 시간표를 보니 내가 입력해둔 시간표는 이동행 버스 시간표였고 현리행 버스는 방금 전인 8시 50분에 떠났고 다음 차는 10시반인가에 있었습니다.
간발의 차로 이렇게 난감할 수가... ㅠㅠ
한 시간 반 기다릴 걸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하였지요.
마침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 몇몇이 모여 있길래 어디 가냐고 했더니 백두대간 종주 코스 중 하나를 오늘 시도하러 가는데 차 시간이 다 되어 간다고 하네요.
입구까지만 동행하겠다 하고 무작정 그들을 따라 버스를 탔습니다.
선험자가 그려준 약도를 보고 포천 어딘가에서 내려 길도 제대로 없는 입구를 찾아 등산을 시작하더군요.
동행하자고 하는 걸 난 등산보다는 사진이 더 큰 목적이라고 양해를 구하고 먼저 출발했습니다.
한 시간 쯤 산을 오르는 동안 내 주의를 끄는 야생화들은 없었습니다.
이전에 이미 찍었던 파리풀, 각시원추리, 풀거북꼬리, 며느리밑씻개 등등은 그냥 눈길만 주고 지나쳤습니다.
그러다가 처음 만나는 풀꽃이 있기에 거기서 열심히 렌즈를 들이대고 있다가 그들과 다시 합류했습니다.
그들이 그 야생화 이름을 묻는데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게 단풍취라는 건 집에 와서야 알았거든요.
어쨋든 그분들한테 배즙 하나 얻어먹고 그분들 먼저 보내고 나는 뒤쳐져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다가 양지바른 풀밭에서 이 수리취를 만났습니다.
수리취의 전체 모습입니다.
이것도 평소 도감에서 눈에 익었던 것이었지만 현장에서 이름은 기억해내지 못했습니다.
집에 와서 보니 수리취와 절굿대라는 게 그림이 비슷했습니다.
식물이란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쉬워질 줄 알았는데 갈수록 태산이란 느낌이 자주 듭니다.
절굿대 말고도 절국대라는 것도 있더군요.
절국대는 꽃 모양이 입술 모양으로 판이하게 다르긴 하나 이름이 왜 그리도 비슷한지...
절굿대는 바로 이어서 올리기로 하고 여기서는 수리취에 대해서만 설명합니다.
줄기잎은 줄기에 어긋나며 달걀형 또는 달걀형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은 둥글거나 심장 모양이고 가장자리에 결각상의 톱니가 있습니다.
결각이란 학술적인 설명을 떠나 그냥 좀 크다 싶은 톱니라고 보면 됩니다.
결각이 더 커지면 그때는 잎이 갈라진다고 표현한다고 생각하시길...
잎자루에는 좁은 날개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다.
위 두 사진에서는 좁은 날개가 있다고 봐야겠지요?
잎은 줄기 위쪽으로 갈수록 작아지고 잎자루도 점차 짧아집니다.
꽃은 원줄기와 가지 끝에 달리는데 처음에는 고개를 들고 있다가 꽃이 피기 시작하면 밑을 향합니다.
위의 사진은 꽃봉오리 사진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꽃이 피기 전의 모습입니다.
저 구형의 한쪽이 터지면서 자주색의 꽃이 나오고 저 구형은 그대로 총포가 됩니다.
총포는 둥글며 거미줄 같은 백색털이 있고 갈자색 또는 흑갈색이라 합니다.
지금은 꽃봉오리 상태라서 녹색이네요.
총포조각은 여러 줄로 배열되고 끝이 뾰족하며 날카롭습니다.
위 두 사진은 총포를 확대한 사진입니다.
거미줄 같은 털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야생화의 사진을 확대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 작은 물체들 속에 필요한 것들은 어떡하든 모두들 구비하고 있더군요.
저 털의 용도야 모르겠지만 수리취가 의도한 어떤 용도에 요긴하게 쓰이겠지요.
원줄기는 굵습니다.
사진에서처럼 세로선 여러 개와 백색털이 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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