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데 집안에 있기 답답해서 드라이브를 나갔습니다.
말이 드라이브지 현재 리비아에서는 안심하고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안전을 생각해서 그냥 집에 있을까 하다가 하루 종일 방콕하기에는 너무 무료할 것 같아서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차를 몰고 나섰습니다.
황무지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지나다가 한곳에 차를 세우고 들판을 어슬렁거려보았습니다.
지금 리비아에는 야생화가 없는 계절이니 만큼 혹시 눈에 띄는 열매나 있지 않을까 해서
였지요.
들판에 개미집이 상당히 많더군요.
그런데 한 개미집 옆을 지나는데 구멍에서 개미가 나오는 게 아니고 이상한 벌레가 기어
나옵니다.
개미집 털이 전문 벌레인가 싶었는데 주변에 쌓아 놓은 흙의 모양을 보니 개미 솜씨는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구멍 밖으로 물어다 놓은 흙은 좁고 통통한 절편 같이 생겼으며 모양이 거의 일정했습니다.
이 벌레의 집이 어느 정도 깊은지는 몰라도 모두 마른 흙뿐일 텐데 이런 모양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궁금하기 이를데없습니다.
입으로 흙을 씹어 이런 모양을 만들내는 건지, 아니면 일단 흙을 먹은 후 흙 속에 있는
얼마 안 되는 영양분을 취한 후 이런 모양의 배설물을 만들어내는 건지 알 수가 없네요.
둘 중 어느 경우든 간에 이 작은 벌레 몸 속에 이렇게 많은 흙을 짓이길 만큼의 액체는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비가 올 때만 이런 작업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얘들은 개미처럼 집단생활을 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한참을 관찰하고 있자니 한 녀석이 굴 속으로 들어가려 하자 굴 입구에 있던 다른 녀석이
들어오지 못하게 자꾸 내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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