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모 산에도 변산바람꽃이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대략적인 위치 정보만 파악한 후 무작정 탐방에 나섰지요.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하면 찾기 어려운 곳에 있는 변산바람꽃
군락지를 운 좋게 발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인적이 거의 없는 도린곁에 군집하고 있는 녀석들을 목도하는
순간 기쁘다기보다는 안쓰럽다는 감정이 먼저 들더군요.
누군가가 산행 중 길을 잃은 상태에서 우연히 발견했다는
이곳의 위치가 입소문을 타고 점차 퍼져 나가고 있다는 현실은
분명 이 녀석들에게는 악재일 테니까요.
물론 내가 이곳을 찾아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나도 그 악재의
원인제공자 중 하나가 된 거지요. ㅠㅠ
변산바람꽃은 변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그렇게 작명되었는데
그 이름이 무색하게도 실제로는 거의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습니다.
초봄에 바람꽃 종류 중에서 가장 먼저 피기로는 너도바람꽃이
으뜸이고 이 변산바람꽃이 버금이지요.
우선 변산바람꽃의 구조부터 살펴봅니다.
아래 사진에서 꽃잎처럼 보이는 건 꽃받침입니다.
황록색의 것이 꽃잎인데 이 꽃잎의 색깔이 황록색이라는 점이 다른
바람꽃 종류들과 차별되는, 가장 큰 외형상 특징입니다.
변산바람꽃은 수술과 심피가 있는 양성화지요.
꽃 밑에 달린 건 총포입니다.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 꽤 많이 삭제를 했는데도 여전히 남은
사진이 많네요. ㅠㅠ
기왕 찍어 온 사진이니 모두 다 올리라는 내 심중 과욕의 권유를
못 이기는 체 받이들이기로 합니다.
비우기 내지 버리기라는 게 참 어렵습니다.
꽃받침조각은 5~7장이고 꽃잎은 4~11장이며 심피는
2~8개라고 합니다.
욘석은 꽃받침조각과 꽃잎, 심피 개수가 각각 5개씩이네요.
얘는 5 ,7, ?개고요.
얘는 6, 7, 5개
얘는 6, 8, 6~7개.
얘는 5, 8, 6개.
요컨대 꽃받침조각과 꽃잎과 심피의 개수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게 실물 관찰 결과입니다.
심지어는 서너 송이가 모여서 겹꽃으로 핀 것도 하나
있더군요.
얘는 심피가 7개네요.
꽃가루가 날리기 전의 꽃밥 모습이 참 예쁩니다.
꽃 하나하나를 접사해 보면 이 작은 개체 속에도 우주가
깃들어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꽃은 흰색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분홍색도 있습니다.
꽃 밑에는 총포가 달려 있고요.
총포는 2장으로 각각 불규칙하게 3~4개의 조각으로
갈라진다고 하는데 아래 녀석은 각각 4개와 7개로
갈라져 있군요.
권위 있는 기관 자료에 실려 있는 내용들이 항상 옳은
건 아니지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서는 변산바람꽃의 꽃에
대해 << 꽃받침은 흰색이고 5장이며 달걀모양이고 길이
10-15mm이며 꽃잎도 5장이고 퇴화되어 2개로 갈라진
노란 꿀샘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는데 이상에서 살펴
본 바에 의하면 이 내용이 완전히 엉터리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뿌리잎은 아래처럼 생겼는데 <<뿌리잎은 오각상 원형으로
길이 3~5cm, 크게 세 열편으로 심열하고, 측열편은 또다시
2심렬하며, 각 열편은 깊게 심렬하여 최종적으로 선단부가
둔한 선형으로 되고, 잎자루가 길다.>>는 게 한 자료의 설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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