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22. 06. 16 (목)
● 누구와 : 나 홀로
● 어 디 : 지리산둘레길 15~16구간
● 코 스 : 원부춘 ~ 가탄 ~ 송정
● 이동거리 및 소요시간 :
원부춘 ~ 가탄 : 12.3km, 4시간 45분
가탄 ~ 송정 : 10.6km, 5시간 30분
외곡삼거리 왕복 : 07.4km , 3시간 40분
-----------------------------------------------------
합 계 : 30.3km, 13시간 55분
1. 15구간 (원부춘 ~ 가탄)
2. 16구간 (가탄 ~ 송정)
아침에 새들이 우짖는 소리에 잠을 깨기는 처음입니다.
새소리가 시끄럽다기보다는 정겹게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간밤의 잠자리가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텐트를 친 장소가 해발 450m 정도 되는 곳인데 그래서인지
공기는 제법 차갑습니다.
체온을 올리기 위해 얼른 자리를 정리하고 곧바로 오늘의
일정에 돌입합니다.
지리산둘레길 15구간은 원부춘마을에서 시작하지만
어젯밤 잠을 잔 곳이 시점에서 종점인 가탄 방향으로
1.4km 떨어진 지점이기에 오늘 걸을 15구간은 그만큼
거리가 짧아졌습니다.
▼ 형제봉 임도 삼거리
▼ 형제봉 쉼터
화장실이 있는 길굽이에서 임도를 벗어나 좌측 숲속으로
진입합니다.
이후의 산길은 거의 대부분 내리막이라서 걷기에 큰
부담은 없습니다.
바람에 이리저리 쓸려 다니는 안개가 길찬 숲과 어우러져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 하늘호수차밭쉼터
이곳에 지리산 둘레길 스탬프가 있네요.
하필 오늘이 쉬는 날이군요.
다른 사람들 방문기를 보니 이곳은 입장료 개념으로
1인당 5,000원씩을 받고 메뉴에 있는 음료를 1잔씩
제공해 준다고 하네요.
음료로는 막걸리 (1통), 녹차, 미숫가루, 모히또 등이
있다고 합니다.
▼ 양봉 현장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는데 벌통마다 수많은 벌떼들이
무시로 들락거립니다.
이렇게 많은 벌통이 성공적으로 유지될 만큼 주변에
핀 야생화가 많지 않은 시기인 것 같은데 벌떼들의
날갯짓을 이리도 바쁘게 만드는 유인이 뭔지 궁금합니다.
▼ 정금차밭 / 신촌차밭 갈림길
▼ 정금정
정금정에 오르면 정금차밭이 한눈에 부감됩니다.
정금차밭은 하동군 화개면 정금마을에 있는 차 재배지를
말하는데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야생차밭의
역사성을 높이 평가받아 국가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데
이어 2018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
(GIAHS)으로도 지정되었다 합니다.
세계중요농업유산(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이란 "국제 식량 농업 기구가 2002년부터 생물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농업을 계승하기 위하여 선정한, 전 세계의
농업 활동과 시스템, 경관 등의 농업 유산"을 의미합니다.
이곳이 관광명소이다 보니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군요.
이곳에서 아침에 물이 없어 하지 못한 양치와 세수를
뒤늦게나마 합니다.
▼ 가탄마을
▼ 길가슈퍼
길가슈퍼가 15구간의 종점이자 16구간의 시점인데 이곳에
스탬프함도 있습니다.
길가는 슈퍼가 길가에 있어서 붙인 이름일 터인데 이렇게
한자로 표기해 놓으니 아주 그럴 듯합니다.
시간이 10시밖에 안 되어서 커피만 한 잔 마시고 곧바로
16구간을 잇기로 합니다.
주인장이 직접 타 주는 스틱 커피가 한 잔에 천원입니다.
물은 종이컵에 가득 부어 달라고 하니 주인장이 커피
마시는 취향이 자신과 같다면서 잡는 손 덜 뜨거우라고
종이컵을 이중으로 받쳐 주십니다.
커피를 마시면 잠시 쉬다가 10시 10분경 16구간 탐방을
시작합니다.
▼ 화개천
▼ 다슬기 잡이
▼ 법하마을
▼ 산길 초입
법하마을 끝에서 둘레길은 다시 산길로 이어집니다.
▼ 작은재
한동안 오르막이었던 둘레길이 작은재를 지나서부터는
산허리를 에둘러 사행하기에 다소 편평해집니다.
▼ 섬진강
가끔씩 조망이 터질 때면 섬진강이 그 유려한 몸체를
선보입니다.
▼ 기촌마을
▼ 피아골로
피아골로에서 둘레길은 우측으로 방향을 꺾습니다.
좌측을 보니 저만치에 음식점들이 여럿 보이네요.
마침 시간이 12시가 다 되어 가기에 음식점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 보는데 별로 허줄한 느낌이 없어 점심은
입매로 에우기로 합니다.
피아골로가 섬진강대로와 만나는 외곡삼거리 근처에
있는 한 마트에서 막걸리 1통과 빵 하나를 삽니다.
▼ 푸조나무 보호수
수령 300년인 푸조나무 보호수 밑에서 사온 막걸리와
빵으로 노독을 잠시 달랩니다.
30분 정도 쉰 후에 다시 송정마을을 향해 길을 잇습니다.
▼ 섬진강
황장산 자락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둘레길이 대체로
섬진강과 나란히 뻗어 있어 시야가 확보될 때면 좌측으로
섬진강이 내려다보이곤 합니다.
▼ 목아재
계속 이어지던 산길이 한순간 임도로 내려섭니다.
이 지점이 바로 목아재입니다.
제법 커다란 쉼터까지 구비되어 있는데 별로 쉬고 싶은
생각이 없어 정자는 사진 촬영 대상으로만 활용하고 맙니다.
주변 경관만 일별하고 곧바로 길을 잇습니다.
임도는 그저 맛보기일 뿐이고 둘레길은 임도를 가로질러
진행 방향 직진 산길로 바로 이어집니다.
▼ 심진강
목아재에서부터는 봉애산 자락을 따라 길이 나 있습니다.
▼ 송정마을
▼ 16구간 종점
토지송정길 길섶에 벅수가 세워져 있습니다.
막상 마을에 도착하고 보니 운영 여부는 모르겠지만
민박집만 두어 개 보이고 가게도 화장실도 정자도
음식점도 전혀 없네요.
시간을 보니 3시 38분입니다.
지리산 둘레길 홈피에서 확인해 보니 다음 17구간은
예상소요시간이 5~6시간이고 난이도가 "상"이라서
선걸음에 이어서 걷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앱에서 도착지로 "마트"를 입력해 보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마트가 1시간쯤의 거리에 있네요.
오다가 기촌마을을 지날 때 들렀던 바로 그 마트입니다.
음식점이 전혀 없는 송정마을에서 저녁을 해결해야 할
일이 걱정이었는데 이 정도 거리에라도 마트가 있다는
게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오늘 하룻밤 더샐 장소도 물색할 겸 쉬엄쉬엄 걸어서
다녀오기로 합니다.
▼ 섬진강대로
▼ 외곡삼거리
외곡삼거리 바로 근처에 있는 마트에서 막걸리, 빵, 과자
등을 삽니다.
다시 왔던 길 되짚어 1시간 내외 걸어갈 생각을 하니
주니가 나네요.
마트 주인장에게 여기서 혹시 송정마을 방향으로 가는
버스가 없느냐고 물으니 길 건너편에서 기다리면 5시
20분 ~ 30분 사이에 버스가 올 거라고 합니다.
그곳에 정류장 표지나 부스가 없는데 버스가 서느냐고
확인차 물으니 정류장이 맞다면서 버스가 올 때 손을
흔들면 세워준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40분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 파근한 다리로
1시간을 걷는 것보다는 기다렸다 버스를 타는 게 낫다는
생각이 우세하네요.
5시 35분에 버스가 오기에 얼른 손을 흔들었는데 기사가
나를 본 것 같은데 버스를 세우지 않고 그냥 가버립니다.
기사가 나를 못 보아서인지, 아니면 마트 주인장 말과는
달리 이곳이 정식 정류장이 아니라서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전혀 예기치 않았던 상황이기에 난감하기 이를 데 없네요.
찜부럭을 내 봐야 나만 힘들어질 게 뻔하기에 그냥
대범하게 넘기기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 정도 수양은 잦은 지방여행으로 트인 미립 중의
하나입니다.
오다가 보니 송정마을 입구에 수영구수련원이 있던데
이곳을 오늘의 한둔 장소로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섬진강대로 갓길을 걷습니다.
그런데 걷다 보니 좌측 섬진강가에 제법 넓게 펼쳐진
모래톱이 내 시선을 끕니다.
걷고 있는 갓길에서 내려가는 길까지 선명하게 나 있는
걸 보면 적지 않은 선답자들이 있었나 봅니다.
즉석에서 계획을 바꿔 이곳을 오늘의 숙영지로 삼기로
합니다.
모래톱 한쪽에는 달뿌리풀이 포복경을 사방으로 뻗고
있습니다.
편평하다 싶은 곳에 텐트부터 설치하고 사온 막걸리를
크게 한 모금 들이키니 마음을 옥죄던 온갖 시름들이
일거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어둑발이 두터워질 무렵 텐트 밖에서 인기척이 납니다.
이곳은 위치상 아는 사람들이나 일부러 찾아오는 곳으로
보이는데 이상하다 싶어 밖을 내다보니 낮잡아도 70대
후반으로 보이는 노부부가 서 계십니다.
인사를 드리고 간단히 대화 좀 나누다 보니 투망으로
피래미를 잡으러 오셨다고 하네요.
피래미가 밤에 더 잘 잡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야심한
시간에 이런 도린곁까지 찾아오시다니 열성이 참으로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어황이 별로인지 랜턴 불빛에 의지해
그물을 몇 번 던져보더니 두분이 미련없이 자리를 떠나고
마십니다.
아래 사진은 그분들이 작업하시는 모습을 내 디카로
한번 담아 본 겁니다.
그분들이 떠난 강가에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내 취기가 이 어둠살과 이런저런 교감을 나누는 동안
내 눈꺼풀에 앉은 시간이 점점 무게를 더해갑니다.
'등산·여행 > 갤러리 - 풍경·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 둘레길 20 ~ 21구간 (방광 ~ 산동 ~ 주천) (0) | 2022.07.30 |
---|---|
지리산 둘레길 17~18구간 (송정 ~ 오미 ~ 방광) (0) | 2022.07.28 |
지리산 둘레길 12구간, 14구간 (삼화실 ~ 대축 ~ 원부춘) (0) | 2022.07.13 |
지리산둘레길 9~11구간 (덕산 ~ 위태 ~ 하동호 ~ 삼화실) (0) | 2022.07.12 |
지리산둘레길 7~8구간 (성심원 ~ 어천 ~ 운리 ~ 덕산) (0) | 2022.07.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