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갈대 : 벼과, 여러해살이풀
아~~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이 노래야 뭐 국민가요이니 나이에 관계없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줄 압니다.
여기서 으악새는 조류의 한 종류를 말하는 게 아니고 억새의 사투리라는 것도 이제는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억새와 갈대를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그 구분법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합니다.
인터넷에 보면 이 구분법에 대해 각자 여러가지 소견들을 피력하고 있는데 일부는 틀린 것도 있고 거의 대부분은 단편적입니다.
내 경우에는 일단 가장 큰 문제가 아직까지 억새와 갈대의 많은 종류들에 대한 구분을 시도해 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따르면 갈대에는 갈대와 일명 왕갈대라 불리는 물대라는 게 있고, 억새는 그 종류가 억새, 참억새, 물억새 등 무려 13가지나 되는데 난 이들 각각을 구분할 수 있을만한 실력은 되지 않기에 여기서는 순수 억새와 갈대의 구분법에 대해서만 간단히 설명해보려 합니다.
우선 가장 쉬운 방법은 억새나 갈대 앞에서 가요 "으악새"나 "소양강 처녀"를 불러보는 겁니다.
아~~ 아~~ 으악새 슬피 우우니 가으을이인가아요~~
이렇게 으악새 노래를 부를 때 앞에 있는 풀이 따라 부르면 억새이고,
외로오운 갈대애바앝에 슬피 우우는 두우견새애야~~
이렇게 소양강 처녀를 부를 때 앞에 있는 풀이 따라 부르면 갈대입니다.
두 노래에 모두 반응하지 않으면 걔는 아마도 강아지풀인지도 모릅니다.
예? 왠 펭귄이냐구요? 너무 추워요?
음..... 그럼 이 방법은 취소하지요 뭐.....
두 식물을 가까이서 보았을 때와 멀리서 보았을 때 식별포인트의 우선순위가 달라지겠으나 여기서는 가까이서 보았을 때를 기준으로 가장 손쉬운 식별법부터 설명토록 하겠습니다.
1. 잎의 차이 : 억새는 잎 가운데 있는 중륵이 흰색이고 뒤면의 중륵은 많이 돌출해 있는 반면, 갈대는 앞면의 중륵도 녹색이고 뒷면 중륵도 특별히 돌출되어 있지 않습니다.
2. 꽃차례 중축과 작은꽃차례의 길이 비율 : 억새는 꽃차례 중축의 길이가 작은꽃차례의 1/2 이하인 반면 갈대는 (자료에 나와 있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제시 못하나 관찰 결과에 따르면) 거의 비슷하거나 더 깁니다.
축 늘어진 것들이 작은꽃이삭입니다.
중축이란 꽃차례 중에서 작은꽃이삭이 매달린 범위를 말하는데 실물을 보게 되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3.. 작은꽃이삭에 의한 구분 : 억새는 꽃차례에 작은꽃이삭이 달린 것으로 끝이 나지만 억새는 작은꽃이삭에 다시 작은꽃이삭이 달립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서 맨 우측으로 벋은 갈대의 작은꽃이삭은 다시 여러 개의 작은꽃이삭을 매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렇지만 그 위 사진에 있는 억새는 그렇지 않습니다.
4. 옆으로 기운 꽃차례의 모습 : 2번, 3번과 같은 사유로 옆으로 기운 꽃차례의 모습은 억새는 가볍고 단정해 보이며 갈대는 무겁고 다소 산만해 보입니다.
5. 서 있는 꽃차례의 모습 : 똑바로 서 있는 모습의 경우 억새는 꽃이삭이 산방형으로 달리는 원추꽃차례로 완전히 늘어지지 않아 부채꼴이고 갈대는 꽃이삭이 원추꽃차례로 무겁게 축 늘어져 원추형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6. 꽃 색 : 흔히들 억새는 흰색이고 갈대는 갈색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나 이 말은 정확한 의미에서 틀립니다.
표현상의 차이겠으나 갈대는 자주색이었다가 자갈색으로 변하니 갈색이라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보통 들판에서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모습을 그리며 흰색이라고 생각하는 건 억새가 아니라 물억새입니다.
억새는 일명 자주억새라고도 불린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꽃이 자주색입니다.
그러니 억새의 종류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기 전까지는 꽃 색에 의한 억새와 갈대의 구분은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7. 생육환경 :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손쉬운 구분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이것입니다.
갈대는 물가에서 자라니 산에 있는 것은 모두 억새이고 억새는 건조한 곳에서 자라니 물가에 있는 것은 모두 갈대라는 식입니다.
이 말이 어느 정도는 타당합니다만 정확한 구분법은 아닙니다.
억새류 중에서 물억새는 물가에서 자라고 갈대는 습지만 있으면 산에서도 자라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초보자라면 산에 있는 억새이고 물가에 있는 건 갈대라 생각해도 무관하리라 봅니다.
어차피 틀린다 해도 누가 꿀밤을 때리거나 돈을 내라고 하지는 않을 테니...
서두에 말씀드린대로 내가 아직은 억새의 종류들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아 억새류 구분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감히 억새와 갈대의 구분법을 제시해 봤습니다.
(AE 그렇다고 뭐 대충 느낌이 오는대로 적은 건 아니고 나름대로 장시간 연구 끝에 나온 결과랍니다.)
이런 연유로 위에서 억새 사진이라고 올린 것들은 참억새 또는 물억새의 사진일 수도 있으나 그 부분은 설명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기에 특별히 그 종류를 구분하여 명시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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