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05 (화) - 명지산 (1)
얼마 전에 명지산을 갔다가 길을 잘못 들어 이름도 모르는 엉뚱한 산만 헤매다 돌아왔던 게 아쉬워 다시 명지산을 찾았다.
이 산을 등산할 때마다 일반적으로 가평군 현리에서 올라 다시 원점회귀하는 코스를 택했었다.
다른 족 하산로에서의 버스 시간을 모르는데다 하산에 걸리는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친구가 차를 갖고 데리러 온다 하여 마음 놓고 정상에서 가평군 익근리 쪽으로 난 등산로를 하산길로 택했다.
전체 12km를 넘는 거리를 9시간 걸린 정도의 속도로 걸었으니 말 그대로 우보산행을 한 셈이다.
오를 때는 등산로 좌우의 식물들에 신경을 쓰면서 천천히 걷지만 내려갈 때는 시간에 쫓겨 디카 꺼낼 일이 별로 없는 평소의 관행이 오늘도 되풀이됐다.
여기 오르는 거의 대부분의 사진은 오를 때 찍은 것이다.
명지산의 야생화도 흡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가만히 헤아려보니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산행을 자주 하다 보니 직전의 산행에서 대부분의 야생 식물들에 대한 사진을 이미 찍었기 때문에 그럴 뿐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번 천마산에서의 수확도 그다지 나쁘진 않았다는 결론이 된다.
괜스레 천마산이 야생화에 관한 한 봄산이니 어쩌니 했던 것이 갑자기 미안해진다.
천마산아, 네 진면목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
작년이라면 보고도 일반 잡초라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을 식물들이 올해는 하나씩 하나씩 그 존재감이 인식되기 시작한다.
실력이 어느 정도 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역시 학습성과는 집중도에 비례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는 투자된 시간에 의존하기도 하나 보다.
오늘 명지산은 그걸 입증이라도 하듯이 내가 작년과 비슷한 시기에 왔기에 이미 본 꽃들만 내놓으리라 생각했는데 처음 대하는 것들까지 몇 개 선보이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1. 가시여뀌
이삭꽃차례에 꽃이 조밀하게 달리는 다른 여뀌류와는 달리 줄기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가지가 나오고 거기서 갈라진 가지 끝마다 꽃이 달린다.
국표식에서는 꽃이 짙은 홍색이라고 나오고 갖고 있는 도감 사진에서도 꽃봉오리 모습이 붉은색인데 위 사진에서는 짙은 홍색 정도는 아니다.
더구나 맨 처음 사진에 보면 꽃봉오리가 흰색에 가깝다.
작년에 국립수목원에서 본 가시여뀌도 이와 같았었는데 이 점이 항상 의문으로 남았다.
혹시 흰가시여뀌라는 게 있지 않을까 싶어 자료를 조사해봤는데 그런 건 없다.
저 꽃 색이 나중에 점점 더 붉어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줄기와 꽃자루에는 붉은색 샘털이 빽빽하게 난다.
잎 밑부분의 양쪽이 뾰족하고 옆으로 튀어나온다.
잎 모양이 특이해서 잎만 보고도 구분이 가능하다.
잎 뒷면 맥 위에 가시 같은 털이 있다.
턱잎은 막질이고 맥이 뚜렷하다.
맥 위에 가시 같은 털이 있다 하는데 작아서인지 사진에서는 관찰되지 않는다.
잎 뒷면 맥과 턱잎의 맥 위에 있는 가시 같은 털 때문에 가시여뀌란 이름이 붙은 듯하다.
2. 장대여뀌
다른 여뀌류와는 달리 꽃이 드문드문 달리기 때문에 구분이 쉬운 편이다.
꽃이 조밀하게 달리지 않아서인지 국표식에서는 꽃차례를 이삭꽃차례가 아닌 선형꽃차례라고 표현하고 있다.
3. 나래가막사리
줄기에 좁은 날개가 있어서 나래가막사리란 이름이 붙은 듯하다.
자료에서는 좁은 날개라 했는데 실물을 보니 날개가 그다지 좁아 보이지는 않는다.
4. 죽단화
겹꽃인 황매화를 죽단화라 한다.
봄꽃인데 많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이곳저곳에서 심심치 않게 보인다.
5. 중국굴피나무
열매이삭이 길다.
이런 긴 열매이삭이 나무 가득 주렁주렁 매달려 있기에 한눈에 띈다.
열매에는 양쪽에 날개가 달려 있다.
단풍나무 열매로 대표되는 이런 열매를 시과(翅果)라 한다.
잎은 홀수깃꼴겹잎인데 짝수인 경우도 있다.
엽축에는 날개가 있다.
6. 붉나무
붉나무의 계절이 도래하고 있다.
꽃은 황백색으로 피고 잎은 깃꼴겹잎인데 중국굴피나무처럼 엽축에 날개가 있다.
붉나무가 단풍나무류와 더불어 우리나라 가을 산을 붉게 물들이는 주된 수종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상기하니 괜스레 가을도 이미 지척에서 서성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7. 네잎갈퀴나물
깃꼴겹잎의 작은잎이 2~3쌍이고 끝에 덩굴손이 없으므로 네잎갈퀴나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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