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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갤러리-풀꽃나무

동네 : 모시물통이 열매, 신감채 열매, 봄여뀌

by 심자한2 2011. 9. 28.

1. 모시물통이 열매

 

국생지에서는 모시물통이의 열매는 납작한 난형으로 겉이 매끈하다고 하고

큰모시풀은 넓은 난형으로 색이 연하다고 합니다.

헷갈리기 그지 없는 설명이네요.

일단 큰모시풀의 열매는 납작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해봅니다.

아래 사진, 특히 익기 전의 것으로 보이는 녹색 열매 사진을 보면 대부분의

열매가 납작하네요.

녹색 열매가 익으면 연한 붉은색으로 변하는 듯 싶은데 익고 나면 다소

오동통한 느낌이 드네요.

여하튼 어떤 색이든 간에 넓은 난형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욘석을 열매 모습만 보고도 모시물통이로 동정할 수 있겠습니다.

이거야 물론 큼모시풀의 열매는 납작하지 않다는 가정하에서 그런 것입니다.

색이 연하다는 게 얼마나 연한지 모르니 그냥 무시했구요.

 

 

 

 

 

 

 

 

 

2. 신감채 열매

 

평소 아래 사진 속 잎 모습을 가진 것을 신감채라고 동정해왔는데 이 동정이 과연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항상 잔존하고 있었기에 이번에 확인 차 그 열매를 한 번 찍어봤습니다.

신감채의 열매는 편평한 넓은 타원형으로 날개가 있습니다.

헷갈리는 몇몇 종의 열매 모습은 이렇습니다.

묏미나리는 편평한 타원형이라고만 되어 있네요.

기름나물은 납작한 타원형으로 뒷면의 능선이 실 같이 가늘고 가장자리가 좁은

날개 모양입니다.

사상자는 난형으로 짧은 가시 같은 털이 있습니다.

이 정도 유사종과 비교해보니 아래 사진 속 열매는 신감채 열매가 맞는 것 같네요.

결론적으로 그 동안 근자에 신감채라고 올린 사진들에 대한 동정이 제대로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잎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전초 모습은 이렇게 생겼고 

 

열매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3. 봄여뀌

 

여뀌 종류는 많기도 하거니와 동정이 여간 까다롭지 않습니다.

찍어 온 사진을 보니 잎 양면에 짧은 털이 꽤 있고 턱잎에도 누운 털이 있습니다.

여뀌 종류 중에서 이 기준에 맞는 것을 골라 보니 바보여뀌와 봄여뀌가 후보로

대두되었습니다.

바보여뀌는 다른 여뀌들과는 달리 잎에 매운 맛이 없는데 그런 연유로 바보라는

이름이 붙은 게 아닌가 합니다.

봄여뀌는 이름에는 봄자가 들어 있지만 꽃은 5~10월에 걸쳐서 핍니다.

 

우선 잎과 턱잎에 대한 국생지의 묘사부터 살펴봅니다.

 

바보여뀌 : 잎은 호생하고 긴 타원상 피침형이며 양끝이 좁고 길이 5-10cm,

폭 1-2.5cm로서 양면에 짧은 털이 있으며 뒷면에 선점이 있고 마르면 원줄기와

더불어 적갈색이 돈다.

초상의 탁엽은 막질이며 길이 8-13mm로서 복모가 있고 연모는 길이 3-8mm이며

가장자리에도 털이 있다.

잎에 흑색점이 있으며 매운맛이 없고 엽병이 있다.

 

봄여뀌 : 잎은 호생하며 넓은 피침형 또는 피침형이고 끝이 뾰족해지다가 둔해지며

밑부분이 좁고 길이 6-12cm, 폭 1-3cm로서 양면에 털이 산생하며 흔히 중앙부에

흑색 반문(斑紋)이 있다.

엽병은 짧고 초상의 탁엽은 길이 3-10mm로서 막질이며 연모(緣毛)는 길이 1-2mm이다.

 

이상의 기술과 아래 사진을 비교해보면 바보여뀌 쪽에 더 가깝습니다.

봄여뀌의 경우에는 탁엽에 누운 털이 있다는 기술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바보여뀌로 동정하려 했는데 문제는 바보여뀌는 꽃이삭에 꽃이 성기게

달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국생지의 표본 사진들을 살펴 보니 처음에는 아래 사진에서처럼 꽃이

밀집해서 난 꽃줄기를 보이는 사진들도 적잖이 있었기에 이때까지만 해도 욘석이

바보여뀌라는 걸 의심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바보여뀌를 버리게 된 계기는 꽃 색에 있었습니다.

 

바보여뀌 : 꽃은 8월에 피며 백색 바탕에 연한 붉은빛이 돌고 가지 끝에 달리는

이삭화서는 길이 5-10cm로서 가늘며 밑으로 처져서 꽃이 드문드문 달린다.

화피는 녹색이고 윗부분이 적색이며 5개로 갈라지고 선점이 있으며 열매가 익을 때는

홍록색이 섞여서 나타나므로 한층더 아름답다.

 

봄여뀌 : 꽃은 5-10월에 피고 가지 끝의 수상화서에 달리며 화수는 길이 3-5cm로서

곧게 서고 화경에 때로 짧은 대가 있는 선모(腺毛)가 있으며 화피는 연한 홍자색이고

길이 2.5-3mm로서 대개 5개로 갈라지며 맥이 뚜렷하다.

 

우선 바보여뀌의 꽃 색에 대한 국생지의 묘사에 모순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꽃 색이 백색이라고 했다가 후반부에서는 녹색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백색 바탕에 연한 붉은빛이 돈다는 기술이 잘못 삽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꽃 색으로만 보면 아래 사진 속 녀석은 봄여뀌입니다.

무엇보다 바보여뀌의 꽃은 드문드문 달린다는 점이 사진과 다릅니다.

이 말은 국생지 표본 사진 중에서 꽃이 밀집해서 달린 것은 잘못된 사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말이 되겠지요.

봄여뀌의 턱잎에 누운 털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언급이 없다는 게 누운 털이 없다는

걸 의미하지는 않으니 욘석을 봄여뀌로 동정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 봅니다.

 

이런 세세한 검증과정 없이 식물의 정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것이 제가 전초 사진만 올려놓고 그 밑에 이름을 달아놓은 글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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