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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리비아 소식

리비아 제헌의회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

by 심자한2 2012. 8. 11.

 

지난 7월 7일 총선에서 리비아 제헌의회 의원 200인이 선출되었습니다.

국회의장을 선출하는데 근 한 달이 걸린 것은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1. 개표에 시간 필요

2. 개표 후 그 결과에 대해 불복하는 입후보자가 있을 경우 항소를 하고 이를 심사

    하는데 걸리는 기간

3. 트리폴리 함락 1주년인 8월 8일에 임시정부 (NTC)와 새로 구성된 국회와의 권력

    승계식을 일치시키려 한 의도적 택일

 

리비아에서 2011년 2월 17일 촉발한 시민혁명은 2011년 10월 20일 독재자 카다피가

체포되자마자 사살됨으로써 막을 내렸습니다.

임사정부에서는 삼 일 후인 2011년 10월 23일 리비아 해방을 정식으로 선포하게 됩니다.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가 반군에 의해 함락된 날은 2011년 8월 20일이었습니다.

이 날이 회교력으로는 "20 Ramadan"입니다.

일전에 설명드린 바대로 회교력에서는 달마다 고유의 명칭이 있습니다.

Ramadan은 회교력으로 9월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20 Ramadan"은 회교력으로 9월 20일에 해당하지요.

이 날이 2011년에는 전술했듯이 8월 20일에 해당하였고 금년도에는 8월 8일에 해당

합니다.

 

권력승계식 8월 8일 몇 시에 시작되었는지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으나 오후 늦게나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임시정부의 잘릴(Jalil) 위원장이 폐막연설에서 드디어 :리비아가 독재와 억압의 시대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최종 발언권을 갖는 시대로 들어섰다."고 치하한 것이 8월

9일 새벽이었다는 게 이를 간접적으로 입증합니다.

 

이 행사에서 카다피 치하에서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헤프닝이 하나 벌어졌습니다.

사회를 보던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긴 머리를 치렁치렁 늘인 모습으로 연단에 서자

참다 못한 한 의원이 히잡을 쓰라고 외치며 퇴장을 해버린 것이지요.

아래 사진 속 여성이 바로 그 장본인입니다.

 

(출처 : Libya Herald)

잘릴 위원장은 이 여성에게 연단에서 내려올 것을 주문했고 이 여성은 위원장의 주문을 순순히

수용함으로써 더 이상의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이후 사회는 남성 하나로 대체되어 식순 진행에는 별 탈이 없었던 듯합니다.

이 사건을 두고 일부는 잘릴 위원장이나 퇴장한 국회의원이 여성의 표현의 자유를 무시한

것이라고 매도했고 다른 일부는 거리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몰라도 신성한 국회에서까지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은 불경하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는 쉽게 짐작이 갑니다.

리이아는 이제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는 겁니다.

총선에서 자유주의적, 또는 온건 이슬람적 성향을 가진 지브릴(Jib ril)이 이끄는 국가정당연합이

정당에게 배정된 80석 중에서 39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이례적 현상의 연장선상에서

이 사건을 평가해도 무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슬람은 리비아의 국가이념입니다.

오랜 기간 뿌리박혔던 관습이 한 순간에 표변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에 대다수 국민

들의 열망이 현실정치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제헌국회에게 주어진 최선결과제 중 하나가 새로운 리비아에 적용할 새로운 헌법을 만드는

겁니다.

이 헌법이 어느 쪽으로 방향을 잡을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간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이 권력승계식이 신설 제헌의회의 첫 개원식 행사 중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권력승계식과 개원식이 분리되어 개최된 것으로 보입니다.

권력승계식이 끝난 후 제헌의회는 첫 회의를 개최하여 8월 9일 아침까지 안건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는 한 매체의 보도내용으로부터 이런 추론이 가능합니다.

어쨌든 국회의 첫 회의에서 상당한 시일 동안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의 뒤짚고

국회의장 한 명과 부의장 두 명이 선출되었습니다.

투표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의 장

 

Magarief

Zidan

Sewehli

기타 2

 

National Front Party 당수,  벵가지 출신

Independant

Union for Homeland Leader

 

1차 투표

56

80

53

9

결선 투표

113

85

 

 

부의장

 

Juma Ateega

Saleh Essaleh

Suleiman Gazam

Erhouma

 

Independent, 

Misurata 출신

정의건설당,

남서부 출신

Independent,

예프린 출신

Arrkeeza Party

1차 투표

75

72

37

11

결선 투표

103

93

 

 

 

투표방식에 대해서는 언론에 자세한 소개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아마도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 2위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하여 다수결로 결정하는

방식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출신지역을 살펴 보면 의장은 리비아 동부의 벵가지 출신이고 부의장 두 명은 각각

서부와 남서부 출신입니다.

이드리스 왕정 시대에는 리비아가 Cyrenica, Tripolitania, Fezzan 등 3개 지역으로 구성된

연방제국가였습니다.

이들 지역은 현재로 치면 순서대로 리비아 동부, 서부, 남서부지역입니다.

즉, 제헌의회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할 때 의도적이었든 아니든 지역적 안배가 고려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의장은 벵가지 지역에서 나왔는데 리비아의 2.17일 혁명이 벵가지에서 촉발되었으나

그간 카다피 시절 느꼈던 소외감이 임시정부에서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불만을 제기해

왔습니다.

일부 세력은 연방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기도 하였지요.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벵가지 출신의 마가리에프가 의자으로 지명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가리에프는 National Front Party의 당수인데 총선에서 이 당은 정당에 배정된 의석

중 단 3표만을 획득하는데 그쳤었습니다.

 

여하튼 초대 제헌의회 의장인 마가리에프는 올해 72세로 온건 이슬람주의자입니다.

영국 재정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경제학자로 1970년대에 카다피 체제 하에서 공직생활을

하다가 1980년 주 인도대사 직을 사임하고 반체제인사로 돌아섰습니다.

이후 해외에서 구국전선(National Salvation Front)를 결성하여 카디피 암살까지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20여 년간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해왔기에 이런 그의 이력이 향후 리비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못 궁금합니다.

국회의장의 역할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법은 없습니다.

이 제헌국회는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권한을 부여 받고 있는데 새로운 수상과 국회의장

간의 역할분담이 어딘가에 확연하게 구정되어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이전의 잘릴처럼 내년에 다음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는 마가리에프가 실질적인 국가수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관측될 뿐입니다.

 

이 제헌국회는 이름 그대로 향후 리비아의 명운을 결정할 새로운 헌법을 기초할 헌법

기초위원회 60인을 임명하고 이들이 기초하게 될 헌법을 최종적으로 승인을 하게

됩니다.

헌법기초위원회에서 결정될 국가의 정체가 내각제가 될지, 대통령제가 될지, 왕정이

될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여하튼 이 새로운 헌법에 의거한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내년에 또 다시 총선을

치뤄야 합니다.

그러기에 이번 제헌의회나 이들이 구성할 내각을 잘릴 위원장이 이끌었던 임시정부에

이은 제2의 임시정부라 부르는 사람도 있는 것이지요.

 

제헌의회 앞에 놓인 과제는 막중합니다.

물론 가장 중차대한 과제는 국가의 정체를 결정하는 것일 겁니다.

그러나 이외에도 굵직굵직한 현안들은 많습니다.

전시에 카다피 무기저장고에서 탈취한 각종 병기들아 아직 각 지역 민병대 손에 들려

있습니다.

이로 인해 현재 리비아에서는 각종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떻게 이들로부터 무기를 환수 받고 각 민병대들을 통일된 국군이나 경찰 조직으로

흡수하느냐 하는 숙제는 난제 중의 난제입니다.

지역간, 부족간, 인종간 반목 문제도 시급히 풀어내야 할 사안 중의 하나입니다.

향후 신임 국회의장의 정치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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