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어제의 내 블로그 방문객 수가 말해줍니다.
평소 200~300명 수준이던 방문객 수가 어제는 거의 2,000명에 육박했습니다.
별 것도 아닌 사진 올리면서 표제에 "봄꽃"이란 말을 붙여넣은 내가 오히려 민망할 정도로 많은 방문객 수였습니다.
어제는 버들 종류가 혹시 꽃을 피우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로 동네 저수지로 가보았습니다.
적잖이 쌓인 눈을 밟으며 저수지변을 걸으면서 버들 종류를 관찰해보았지만 소득은 없었습니다.
아직도 모두 꽃망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더군요.
꽃이 펴야 어떤 버들 종류인지 확실히 구분이 가능한데 그렇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기왕 나선 김에 동네 들판으로 우회하는 귀가길을 택했습니다.
들녘에서도 봄은 아직 본격적인 도래를 미루고 있었지만 별꽃, 냉이, 꽃다지 등 성급한 녀석들은 척후를 자처하고 있더군요.
그것들이라도 디카에 담아오면서 나름대로 더디 오는 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답니다.
1. 별꽃 : 석죽과, 두해살이풀
비닐하우스 옆을 지나다가 이 별꽃을 발견했습니다.
봄의 전령사답게 아직은 봄기운을 머금지 않은 들녘에서 소나무도 아닌 것이 독야청청하고 있더군요.
꽃이 흰색이니 독야백백이라고 해야 하나....
얼마 전에 별꽃 사진은 올린 바 있으나 이곳에서 제법 큰 꽃을 달고 있는 녀석이 빙그레 웃고 있기에 한 번 더 찍어줬습니다.
이 별꽃은 아마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이 블로그에서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이 별꽃은 작년 3월에 본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올린 것이기에 개인적으로 감회가 남다르기 때문이지요.
꽃받침도 꽃잎도 5개이며 꽃잎이 꽃받침보다 약간 작습니다.
꽃잎이 10개인 것처럼 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5개의 꽃잎 각각이 2개로 깊게 갈라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별꽃과 유사한 꽃을 피우는 것 중에 쇠별꽃, 벼룩나물, 점나도나물 등이 있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사진을 찍은 후에 설명토록 하겠습니다.
수술은 1~7개라는데 이 녀석은 수술이 5개네요.
4개는 꽃밥이 노란색인데 유독 한 개만 보라색이네요.
보라색이 꽃밥이 다 떨어진 후의 수술머리인지, 아니면 보라색 꽃밥이 나중에 노란색으로 변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암술대가 3개면 별꽃이고 5개면 쇠별꽃인데 오늘 관찰해 본 바에 의하면 암술대 갯수는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더군요.
줄기 아래쪽 잎은 잎자루가 상당히 길더군요.
벼룩나물과 점나도나물은 모든 잎에 잎자루가 없다는 점이 다릅니다.
줄기 위쪽의 잎에는 잎자루가 없습니다.
잎 밑 부분 가장자리에 털이 관찰되네요.
2. 꽃다지 : 십자화과, 두해살이풀
이 녀석을 보니 작년에 본격적으로 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후 봄철에 아무데서나 발견되는 이 녀석 이름을 몰라 무척이나 아쉬웠던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꽃다지 역시 별꽃, 냉이와 함께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 중의 하나입니다.
뿌리에서 난 잎이 사진에서 보듯이 방석처럼 퍼져 있습니다.
톱니가 약간 있고 잎에 털이 관찰되네요.
꽃잎 4개가 십자형으로 벌어지는 꽃인데 아직은 활짝 피지 않고 있더군요.
꽃받침은 4개인데 사진에서 보니 털이 많이 나 있군요.
꽃이 이처럼 다닥다닥 모여 핀다 하여 꽃다지라 합니다.
다닥다닥 피는데 왜 꽃다닥이 아니고 꽃다지냐구요?
글쎄요, 아마도 꽃 이름을 작명한 사람 눈에는 꽃이 다닥다닥 모여 피지 않고 닥지닥지 모여 폈나 보네요.
몇 해 전 가평에 있는 모 식물원에 갔을 때 마중 나온 식물원 주인에게 길가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이 꽃 이름을 물었더니 냉이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냉이와는 좀 다른 거 같아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게 바로 그 유명한 꽃다지였습니다.
당시에는 식물원 경영하는 사람이 이 흔한 꽃 이름조차 모른다는 게 이상했는데 지금은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수 많은 꽃들 이름을 모두 안다는 게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지요.
3. 냉이 : 십자화과, 두해살이풀
뿌리에서 난 잎은 사진에서처럼 사방으로 퍼져 납니다.
이와 같이 나는 잎을 로제트형 잎이라고 부르더군요.
이른 봄 풀밭에는 냉이와 꽃다지 뒤섞여 사이 좋게 군생합니다.
그 중 꽃이 노란 것은 꽃다지이고 하얀 것은 냉이라고 보면 됩니다.
얘두 예쁜 십자형 꽃을 보여주는데 아직 인색하더군요.
부지불식 간에 이렇게 봄은 들녘에서 기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냉이를 바라보면서 본격적인 절기 상의 봄이 시작되기 전에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먼저 봄기운이 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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